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광주 5·18 묘역 ‘무릎 사죄’와 정강정책에 기본소득 반영 등 김 위원장의 좌클릭 행보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며 비난하는 데서 더 나아가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의 연계성을 부각하며 “끌어내려야 한다” “도둑이 주인 행세”라는 극언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우원식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무릎 사죄와 관련해 “전두환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우리 당에 있을 때 사과하려면 사과를 다 하지”라며 “저게 정치일까. 나도 오래 정치권에 몸담고 있었지만 이런 쇼는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찾아 면담한 것을 두고도 비판을 쏟아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 의원은 “무식하고 무례한 훈장질”이라고 쏘아붙였고 이원욱 의원은 “도둑이 몽둥이 들고 주인 행세”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의원은 전날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바이러스 테러범을 방조한 김 위원장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이 ‘김종인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통합당의 중도·호남 공략에 대한 내부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빠른 이슈 선점에 능한 김 위원장 특유의 상대 허를 찌르는 과감하고도 노련한 전략이 여론의 호응을 얻으며 지지율을 끌어올리자 경계심이 발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친박(친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던 이전 통합당과는 분명 달라진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광화문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태와 맞물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약 4년 만에 민주당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24일 권리당원과 재외국민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전당대회 모드에 돌입한다. 이어 오는 26∼27일 전국 대의원 온라인 투표, 29일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 등이 진행된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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