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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톡톡]디지털 전환·코로나19에 격변하는 글로벌 리츠 시장

전통의 강자 오피스, 리테일, 호텔 리츠 지고

통신탑,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부상

美 리테일 리츠 사이먼 프라퍼티 시총 10위권 밖으로

日 오피스 리츠 NPB는 물류센터 리츠에 1위 위협 받아

싱가포르, 호주 대표 리테일 리츠도 1위 자리 내줘

"신성장 분야 상품 개발 등 리츠 성장 전략 고민해야"

글로벌 리츠 시장의 시가총액 순위가 격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이커머스 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리츠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오피스·리테일·호텔 리츠의 시총 순위가 하락하고, 물류센터·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하는 리츠들의 시총 순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 전환이 가속도를 내고 전 분야에서 산업 재편이 빨라지고 있어 당분간 리츠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최대 리츠 시장 미국, 전통의 강자 지고 통신탑·물류센터·데이터센터 약진


아메리칸 타워의 통신탑 /사진=아메리칸 타워 홈페이지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미국 리츠 시장 시총 순위에 따르면 오피스·리테일·호텔 등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들이 지고 물류센터·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하는 리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6월말 기준 미국 리츠 시장의 시가총액 1위는 ‘아메리칸 타워(American Tower)’입니다. 아메리칸 타워는 통신탑과 같은 통신 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로 통신타워리츠로 불리기도 합니다. 통신탑을 세워 통신 설비 기기들을 임대해주고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버라이즌·AT&T·T모바일 등과 같은 통신사가 주요 고객입니다. 5세대 이동통신(5G)의 수혜주로 꼽히며 최근 모바일 데이터 수요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시총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6월말 기준 아메리칸 타워의 시총은 1,146억달러로 작년말(1,018억달러)에 비해 12.6% 증가했으며, 5년 전인 2015년 말(411억달러)에 비해 두배 이상 커졌습니다. 아메리칸 타워의 시총은 2017년부터 미국 리츠 중 1위로 올라섰습니다. ‘크라운 캐슬(Crown Castle)’도 통신탑에 투자하는 리츠로 최근 시총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6월말 기준 크라운 캐슬의 시총은 697억달러로 미국 리츠 시총 2위입니다. 크라운 캐슬의 시총은 289억달러로 5년 전(2015년 말)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리츠의 상승세도 두드러집니다.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프롤로지스(Prologis)’의 시총은 6월말 기준 689억달러로 리츠 시총 3위에 올랐습니다. 프롤로지스는 10년 전인 2010년만 하더라도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죠. 이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의 시총이 6월말 기준 각각 622억달러와 393억달러로 4위와 5위에 올라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에퀴닉스 홈페이지


바이오 관련 기업의 자산에 투자하는 ‘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트 에퀴티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오피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생명과학 관련 기업의 오피스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드리아 리츠의 시총은 6월말 기준 205억달러로 5년 전 66억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바이오 관련 기업의 오피스에 투자하는 알렉산드리아 리츠가 샌프란시스코에 투자한 자산 /사진=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트 에퀴티스 홈페이지


반면 2017년 이전까지 미국 리츠 시장 부동의 1위였던 리테일 리츠 ‘사이먼 프라퍼티’의 시총은 6월말 기준 197억달러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사이먼 프라퍼티는 작년 말 시총 457억달러로 5위를 기록했으나 이커머스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시총이 반토막 났습니다. 사이먼 프라퍼티는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현재 아마존과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 중입니다.

▶관련기사 : [글로벌 부동산 톡톡]이커머스 성장, 오프라인 매장 쇠퇴에 도심 물류센터에 자리 내주는 백화점(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3780441)

대표적인 호텔 리츠인 호스트 호텔&리조트도 6월말 기준 시총이 76억달러로 작년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호스트 호텔&리조트는 2010년 시총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제는 상위권에서 이름을 찾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보스턴 프라퍼티스·보네이도·SL그린 등 대표적인 오피스 리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보스턴 프라피터스 시총은 작년 말 213억달러에서 6월말 140억달러로, 같은 기간 보네이도는 127억달러에서 73억달러로, SL그린은 75억달러에서 38억달러로 줄었습니다.





부동의 1위 미쓰이부동산의 오피스 리츠 위협하는 ‘프롤로지스’


니폰 빌딩 펀드가 투자한 오피스와 니폰 프롤로지스 리츠가 투자한 물류센터


일본 리츠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오피스 리츠들이 시총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물류센터 리츠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피스 리츠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6월말 기준 일본 리츠 시총 1위는 미쓰이부동산의 오피스 리츠인 ‘니폰 빌딩 펀드(Nippon Building Fund)’로 8,088억엔입니다. NPB는 여전히 1등을 지키고 있지만 2위와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2위에 오른 리츠의 이름도 달라졌습니다. 수년간 일본 리츠 시장의 시총 2위는 미쓰비시지쇼가 스폰서인 ‘JRE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니폰 프롤로지스 리츠’가 JRE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니폰 프롤로지스 리츠는 7월 말 기준 시총 8,988억엔으로 한때 NPB(8,359억엔)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 1조 1,225억엔에 달했던 NPB 시총은 줄어든 반면 니폰 프롤로지스 리츠는 작년 말(6,493억엔) 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013년에 상장한 니폰 프롤로지스 리츠는 2013년말 시총 3,146억에서 시총이 2배 이상 커진 반면 NPB는 2013년 말(8,470억엔)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 다른 물류센터 리츠인 ‘GLP’ 역시 최근 시총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2012년에 상장한 GLP는 2012년말 시총 1,159억엔에서 6월말 6,233억엔으로 4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아 앞으로 성장성도 큰 시장으로 꼽힙니다. 반면 전통의 강자인 오피스 리츠는 다소 위축되어 있습니다. 6월말 기준 시총 3위를 기록한 JRE는 작년 말 9,974억엔에서 6월말 7,660억엔으로 줄었으며, 오피스·리테일·물류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담고 있는 복합 리츠인 ‘마스터 펀드’도 8,736억엔에서 6,101억엔으로 줄었습니다.

리테일 리츠 강세였던 호주, 싱가포르도 지각 변동


수년간 호주 리츠 시장 시총 1위 자리를 지켰던 센터그룹의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 /사진=고병기기자


호주,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대형 리테일 리츠도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호주 리츠 시장의 부동의 1위였던 ‘센터그룹(Scentre Group)’은 2018년을 끝으로 시총 1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센터그룹은 시드니의 대형 쇼핑센터인 ‘웨스트필드 시드니’를 포함해 다수의 쇼핑몰에 투자하는 리테일 리츠인데요. 센터그룹은 2018년말 시총 207억호주달러로 호주 리츠 시총 1위였으나 2019년부터 물류센터 투자에 집중하는 ‘굿맨그룹(Goodman Group)’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이제는 2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굿맨그룹의 시총은 2018년말 193억호주달러에서 6월말 272억호주달러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센터그룹은 207억호주달러에서 113억호주달러로 시총이 줄었습니다.

캐피탈랜드가 운용하는 리츠인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에 담겨 있는 ‘래플스시티’ /사진=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


싱가포르 리츠 시장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싱가포르 1호 상장 리츠이자 대표적인 리테일 리츠인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는 지난 2018년말 시총 83억싱가포르달러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2019년부터 ‘아센다스 리츠’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CMT 시총은 6월말 72억싱가포르달러로 줄고 아센다스 리츠는 2018년 말 79억싱가포르달러에서 6월말 115억싱가포르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아센다스 리츠는 싱가포르·호주·미국·영국 등에서 물류센터와 산업용 부동산, 리테일, 오피스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메이플트리로지스틱스트러스트(MLT)’의 시총은 6월말 기준 74억달러로 2015년말 25억달러에서 3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MLT는 한국에서도 안성·백암·호법 등에 위치한 물류센터 13개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데이터센터 리츠인 ‘케펠 DC 리츠’ 시총은 2015년말 8억 9,620만싱가포르달러에서 6월말 41억싱가포르달러로 4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연구원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코로나19 등에 의한 급변한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글로벌 리츠시장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의 사이먼 프라퍼티나 일본의 NBF 등 각 시장을 대표하는 리츠의 순위 하락은 향후 국내 리츠시장에서도 큰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단순히 리츠를 상장시키는 것을 넘어 어떤 자산을 어떻게 담을지, 향후 자산가치를 어떻게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섹터에 대한 상품 개발과 디벨로퍼형 리츠 플레이어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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