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3시 기준 370㎞의 강풍반경을 갖는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약 400㎞ 떨어진 해상까지 올라왔다. 바비가 오늘 밤부터 제주도를 지나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에는 역대 1위 태풍 ‘매미’와 맞먹는 수준의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바비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400㎞ 해상에서 서해상으로 북상하고있다. 현재 바비는 중심기압 955hPa, 강풍반경 370㎞, 중심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한 태풍이다. 태풍 강도 등급은 태풍 중심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중’(초속 25~33m), ‘강’(초속 33~44m), ‘매우 강’(초속 44~54m), ‘초강력’(초속 54m)으로 나뉜다.
바비는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평년보다 1∼2℃ 높은 30℃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40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로 발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5일 밤부터 27일 새벽에, 서해안은 26일~27일에 최대순간풍속 초속 40~60m(시속 144~216k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기와 충청도, 전라도 등 서해안을 제외한 서쪽 지역에서는 26일~27일에 최대순간풍속 초속 35m(시속 126k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로,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초속 33m~44m는 기차가 탈선되는 수준이다. 또 초속 60m는 2003년 4조 2,225억원의 피해를 낳은 역대 1위 태풍 매미의 최대순간풍속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매미가 부산쪽을 경유한 반면 바비는 태풍 링링과 볼라벤 등과 비슷하게 서해를 경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대 역시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남해안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바비의 북상에 따라 26일은 전국에 비가 내리겠고 27일까지 이어지겠다. 바비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 시기는 26일 오후~27일로 제주도와 전라도,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mm(제주도산지 500mm 이상), 경남 남해안과 경북서부내륙은 최대 1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안가나 높은 산지에 설치된 규모가 큰 다리와 도서지역은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