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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금융일반
동학개미 활짝 핀 '공모주의 꿈'…IPO청약 개선 어떻게

공매도 금지 6개월 연장·개인투자자 참여 확대키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현재 고액자산가들에게 유리한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방식을 소액 일반투자자들도 주식을 좀 더 배정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다음달 15일까지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 기간도 6개월 더 연장하고 이후 해제에 앞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동학개미’ 등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각종 제도를 개선해 시중 유동성을 부동산보다 증시로 돌리려는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 간 배정 방식은 고액자산가일수록 유리하게 작용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풍부한 유동성 장세 속에 공모 대어(大魚) 들이 속속 상장되고 있지만 많은 상장기업과 청약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이 청약증거금에 비례해 배정하는 방식을 따라 소액투자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36개사 가운데 청약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은 기업은 11곳으로 30%에 육박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을 오는 2021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하고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참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은 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으로 금융당국은 하락장에서 낙폭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지난 3월부터 공매도 금지를 시행해왔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기회의 불공정성을 느끼고 있다면 마땅히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개인 공매도 활성화는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국내 증권사에 기준금리 인하에도 요지부동인 신용융자금리 인하와 한국판 뉴딜사업에 모험자본으로서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그림의 떡…돈 놓고 돈먹기식 IPO 시장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주를 확보하는 일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올해 36개사 상장한 가운데 경쟁률이 1,000대1을 넘긴 곳이 30%에 육박하고 심지어는 3,000대1을 돌파한 경우도 있다. 자금을 많이 넣을수록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는 구조 탓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액자산가의 ‘무위험 수익’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개인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금융투자협회장과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 사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IPO 과정의 신주배정 방식을 문제 삼은 것은 이처럼 현행 공모주 배정 방식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대기자금이 260조원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 넘쳐나는 최근 장세 속 현재 IPO 과정의 신주배정 방식으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이른바 공모 대어(大魚)의 경우 공모주를 배정받기만 하면 최소 2~3배 수익이 예상됨에도 대부분의 IPO 기업이 내는 청약증거금에 비례해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을 택해 청약 증거금을 낼 여력이 많은 고액자산가는 많은 신주를 가져가고, 소액 주주는 몇 주 받지 못해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따상상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한 SK바이오팜 등 공모주 투자 대박 사례가 이어지며 소액 투자자 소외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월2일 상장한 공모가가 4만9,000원이었던 SK바이오팜은 첫날 9만8,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상장 사흘 만에 종가가 공모가의 3배를 넘어섰다.



은 위원장도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기업공개 과정에서 각각의 개인투자자들은 많은 신주를 배정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이 사장단에게 배정 방식을 직접 언급한 것은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에 IPO를 하는 대표 주관사를 공모주식의 20% 이상을 개인투자자(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해야 하지만, 배정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제한이 없다. 다만 대부분의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청약 후 물량을 배정받지 않은 경우, 이를 다 떠안아야 해 증거금을 많이 내면 낼수록 많은 공모주를 받아가는 구조로 설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달땐 증권사가 떠안아…청약증거금제 손질 힘들듯
다만 증권사 실무에서는 공모에서 미달이 나면 청약 주관 증권사가 해당 물량을 다 떠안아야 하는 현재 구조에서 청약 증거금 제도를 손질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전 증권사 본부장은 “현재 증권사가 총액인수하는 제도 아래에서는 바꾸기 쉽지 않다”며 “공모에서 미달이 나더라도 증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건데, 그러면 수익구조도 증권사가 정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향후 증권사 의견을 수렴해 개인투자자 배정 확대 제도 개선안도 꺼내 들지 관심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 간 배정 방식 변경한다면 일정금액까지 우선 배정하는 방법 등이 가능하지만, 실제 배정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개인배정 물량 자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증권사 사장단에 신용융자 인하와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간담회 직후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요지부동인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음달 중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TF를 구성하고 개선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기로 했으며, 한국판 뉴딜 사업에 증권업계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양사록·김민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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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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