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가 일으킨 뺑소니 사망사건과 관련, 증거 조작 정황을 담은 대화록이 공개됐다.
인터넷 매체인 이스라 뉴스는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고와 관련된 대화록을 지난 8일 공개했다. 대화록에는 사고를 담당한 경찰관들과 검사가 오라윳이 탄 페라리의 속도를 낮춰 계산하는 증거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담겼다. 대화록 속의 검사는 “교수가 계산한 대로 당시 페라리의 속도가 79.22km로 되기를 원한다. 법에는 (도심 내 속도는) 시속 80km를 넘지 못하니 그 범위 이내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경찰관은 “교수는 페라리 속도를 79.22km로 계산하는 게 가능했는데, 우리도 그렇게 똑같이 할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됐다.
계산상 실수로 속도가 잘못 계산됐다고 주장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고 당시 경찰은 애초에는 페라리의 속도를 177㎞로 추산했지만 이후 불명확한 이유로 79.22㎞로 줄였다. 결국 이는 오라윳을 상대로 제기된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검찰이 7월 말 불기소 결정을 내리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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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뉴스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지시해 설립된 진상조사위원회가 이 대화록을 확보, 총리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차 마하꾼 진상조사위원장은 “아직 총리가 전체 조사 결과를 공개할지 결정하지 않은 만큼 대화록이 진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차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오라윳에 대한 기소를 막으려는 음모가 있었으며 정부 관계자는 물론 검찰, 경찰 등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쁘라윳 총리는 전날 언론과 만나 진상조사위가 자신에게 제출한 조사보고서는 공개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누가 잘못했고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비밀에 부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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