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검덕광산 덮친 '하이선'… 北경제 큰 타격 줄 듯"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건물 파괴·도로 유실 등 보도 나와

年 19만톤 아연 생산량 급감 전망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생필품 등 현지 주민 지원했으면...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동아시아 최대 아연 광산인 북한 검덕지구를 10호 태풍 ‘하이선’이 강타하면서 유엔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최경수(64·사진) 북한자원연구소장은 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하이선이 검덕지구를 휩쓴 것과 관련해 “북한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산업의 14%나 되는데 이 중 검덕지구는 평안남도 순천의 석탄 광산과 더불어 핵심 광업지구”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소장은 참여정부 당시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사업단장으로 근무할 때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자원실장으로 파견근무를 하며 검덕지구를 세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최 소장은 “검덕지구에서 주택 등 건물 수천 채가 파괴되고, 도로와 다리가 대거 유실되고, 철길 레일이 떠내려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당장 광산조업 중단이 불가피해 현재 연 19만여톤인 아연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덕지구가 속한 단천 지역은 북한 내 최대 광업벨트로 검덕지구에는 검덕광산을 비롯해 룡양광산·대흥광산 등 40여개 광산이 밀집해 있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는 “이 중 검덕광산은 북한 내 최대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아연 광산”이라며 “북한 전체 아연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연 매장량도 2억6,700만톤에 달하며 품위도 좋고 채광 조건도 좋다. 전기아연으로 생산해 과거에는 중국에 수출도 했다”며 “검덕광산은 종업원이 9,000여명이나 되고 바로 이웃의 룡양광산에도 5,000여명이 근무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태풍이 검덕지구를 강타함에 따라 검덕광산에 의존하고 있는 함경남도 단천제련소(연산 10만톤)와 강원도 문평제련소(〃 11만톤)에 광석 공급이 중단돼 아연과 납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등 산업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지난 2007년 세 차례에 걸쳐 검덕지구 광산을 조사했던 실무 책임자로서 누구보다 현지 태풍피해 소식에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당시에도 이 지역에 큰 집중호우로 생긴 엄청난 피해를 직접 목격한 바 있어 지금 현지 피해가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고 토로했다. 당시 검덕지구 등의 광산지역은 물론 함경남도 전역에서 일부 마을이 사라지거나 벼가 대거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남측 조사단도 평양에서 헬기가 뜨지 못해 1주일간 고립된 경험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당시 배수펌프를 지원한다는 얘기를 공개하지 않고 북측에 지원했더니 ‘자존심을 살려줘 굉장히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당시에는 그런 대규모 피해가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사실 보도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을 볼 때 북한 체제에서 적잖은 변화의 모습이 느껴진다고 피력했다.

최 소장은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도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막대한 피해를 본 현지 주민들에게 인도주의 관점에서 생활필수품과 식량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