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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서초동 야단법석] 질문만 허공에…조국 가족, '父·母·子 일심동체' 증언 거부
최강욱 재판 증인 정경심 "이 법정서 증언 거부"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3시께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 안.

재판장: 증인, 본인이나 친족이 처벌받을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해도 됩니다. 증언 거부 사유가 있으면 미리 말씀하십시오.

정경심: (선서 후)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소환됐으나 전면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고자 합니다. 그 사유를 소명하고자 하니 법에 따라 허락해주십시오.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업무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렇게 운을 뗐다. 최 대표가 정 교수 아들 조모(24)씨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줬다는 의혹을 다루는 재판이었다.

이어 정 교수는 “검찰은 제 아들이 최강욱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한 인턴 활동을 허위라 하며 최 변호사(최 대표)는 물론 저에 대해 공소제기를 했다. 그리해서 저는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저는 이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같은 법원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에는 남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등도 공동 피고인으로 속해 있다. 이 사건은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정 교수의 재판과는 별개다.

어머니에 이어 아들도 "진술하지 않겠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아들 조모씨가 법무법인 청맥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의 증언 거부 예고에 검찰은 “증언을 거부하는 건 형사소송법이 정한 증인의 권리 중 하나”라면서도 “답변 전체 거부 의사를 표명했더라도 개개의 신문을 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정 교수의 변호인은 “형소법상 (증언) 거부권 행사 사유가 명백하다”며 “계속 묻는 것은 실질적으로 증언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일단 증인 신문을 개시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판단했고, 곧바로 검찰 측 주신문이 시작됐다.



이날 정 교수는 검찰을 향해 적극적으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100개가 넘는 검찰의 질문에 “진술하지 않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주요 신문 사항은 아들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었다.

정 교수의 증인 신문이 끝난 후에는 같은 주제로 아들 조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조씨 역시 신문에 앞서 “제 증언은 어머니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언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그는 정 교수처럼 “진술하지 않겠다”는 답만 반복했다.

남편이자 아버지 조국도 끝까지 증언 거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자(母子)에 이어 정 교수의 남편이자 조씨의 아버지인 조 전 장관도 최근 증언대에 서서 증언 거부를 외쳤다.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형사합의25-2부가 진행한 정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그는 “이 법정의 피고인은 제 배우자이며, 제 자식 이름도 공소장에 올라가 있다”며 “이 법정은 아니지만 저 역시 배우자의 공범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저는 이 법정에서 진행되는 검찰 신문에 대해 형사소송법 148조가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증인이 친족에 대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한 조항이다.

조 전 장관은 “저는 형사법학자로서 진술거부권의 역사적 의의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면서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권리 행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법정에서는 그런 편견이 작동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실제로 증인 신문이 끝날 때까지 그는 검찰의 질문에 “형소법 148조에 따르겠다”는 답만 300차례 넘게 되풀이했다.



당시 검찰은 “증인(조 전 장관)은 증언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증인이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거부하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기 때문에 법정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봤다”며 “더욱이 증인은 법정 밖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검사를 비난해왔다”고 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검찰 주장에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권리를 행사하는데 정당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권리 행사가 정당한데 왜 비난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도 검찰의 주장에 반박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증인은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지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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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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