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추석 특별방역기간 이후 등교수업 확대 방침을 시사한 것은 제한적인 등교수업 속에서 원격수업이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습능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생의 학습격차 확대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해당 저학년 등을 중심으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학교별 등교수업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사회부총리가 이날 오전 방문한 충남 금산군 금산중앙초등학교에서도 이 같은 기초학습능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감지됐다. 한 학부모는 서울경제와 현장에서 만나 “원격수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학습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더라”며 “그래서 별수 없이 국어·수학 등 기초 과목에 대해 월 20만~30만원씩 내고 과외를 하는 집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그나마 일반 재학생들은 나은 편인데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부모 모두 일터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 원격수업 시 혼자 집에 남겨져 있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아이의 학습 관리가 제대로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충남은 전북에 이어 다가구가정 학생들의 재학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나마 금산중앙초등학교는 소관 교육청과 해당 학교장·교사들의 노력으로 저학년에게 상대적으로 등교수업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비슷한 환경의 다른 초등학교들보다 학력격차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학교 관계자는 “초등학교 1~2학년이 특히 학습능력을 쌓는 중요한 기간이어서 주중 3회는 등교학습을 하도록 하고 3~6학년은 주 1회 등교수업을 하는 식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해 밀집도를 최소화하면서도 저학년의 등교수업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교육콘텐츠와 인공지능(AI)수학시스템, 원격수업 인프라를 지원해 재학생들의 수업 몰입도를 높이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 부총리는 이처럼 학교별, 지역별로, 학년별 특성을 고려한 점진적이고 다양한 등교수업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미래 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과제’도 발표했다. 해당 과제는 학생·교사 중심의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 학교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교원제도 마련,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등 학생 중심의 미래형 학교 조성, 국공립 유치원 확대 등 교육 안전망 구축 , 협업·공유를 통한 대학·지역 성장 지원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 핵심 인재 양성, 대학생 취업 지원 확대 및 재직자 후 학습 지원 강화 등 고등 직업교육 내실화, 전 국민·전 생애 학습권 보장, 디지털전환 교육 기반 마련, 교육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도 담았다.
특히 전 국민·전 생애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교육부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은퇴·노년층 교육 제도화를 최초로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문맹을 해소하고 세대 간 소통 및 다문화 교육 등을 증진하는 교육에서부터 직업훈련 교육, 학력·학위 취득교육, 취미·교양중심의 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아울러 교육안전망 구축을 위해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을 연내에 추진해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세종=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