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m 짜리 초대형 관우 동상과 대형 건축물 ‘천하제일 수이쓰러우(水司樓)’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시정 지시를 받았다. 지방 정부의 무분별한 전시성 행정이 도시의 역사와 미관을 해친다고 봤기 때문이다.
9일 중국 매체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후베이성 징저우시의 세계 최대 관우 청동 조각상과 구이저우성 첸난 부이족·먀오족자치주 두산현의 99.9m 규모 수이쓰러우를 조사한 뒤 시정을 통보했다.
징저우는 유비 시대 치열한 전투가 전개됐던 삼국지의 주요 무대 중 하나다. 징저우시가 삼국지 영웅인 관우를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세운 관우상은 세계 최대 청동 조각상으로 기록될 정도로 거대하다.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들고 싸우는 역동적인 모습을 조각했는데 지나치게 크다보니 징저우시의 모든 풍경을 압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당국은 관우 조각상의 높이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고성의 풍모와 역사적인 가치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수이쓰러우도 두산현이라는 작은 지역에 무려 2억5,600만 위안(한화 438억원)이 투입해 지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두산현은 엄청난 혈세를 투입해 수이쓰러우를 포함해 대형 관광지 조성에 나서 400억 위안(6조8,000억 원)의 빚더미에 올랐다고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까지 나올 정도로 논란거리였다. 자연경관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두산현은 면적 2,442㎢, 총인구 36만 명인 지역으로 2018년 기준 지역생산총액이 94억3,400만 위안(1조6,000억 원)에 불과하다.
당국은 문화적 랜드마크가 남발돼 지역 특색을 없애서는 안 되며 특히 해당 지역 지도자의 치적을 남기기 위한 공사는 더욱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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