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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정권 '디지털화'도 벅찬데…디플레 경고까지

코로나 탓에 '수요 부족' 허덕여

GDP갭 3년9개월만에 마이너스

디지털청 설립 속도 올리는 스가

금융허브 육성까지 욕심 내지만

시스템 안전성 확보 등 과제 산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출범 한 달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본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디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난관에 봉착했다. 디지털화는 물론 금융허브 육성 등을 역점과제로 내세운 스가 총리 앞에 난제들이 산적하게 된 셈이다.

12일 일본 NHK방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의 전체 수요가 3년9개월 만에 공급력을 밑도는 수요 부족 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이를 수치화한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갭(수요 갭)은 -4.83으로 지난 2016년 3·4분기 이후 15분기(3년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4분기에 기록한 -5.5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GDP 갭이 마이너스인 경우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많아 디플레이션 경향이 있다고 평가하며 플러스인 경우 총수요가 총공급을 웃돌아 인플레이션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디플레 문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 2·4분기 당시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 이동자제를 요청하는 긴급사태가 내려지면서 공장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고용 상황도 악화됐다. 일본은행 출신인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소켄 이그제큐티브 이코노미스트는 “GDP 갭 마이너스는 물가 하락 경향이 있는 것을 보여주며 일본 경제가 다시 디플레 상황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규모 부양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계승하며 디플레 탈출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스가 총리는 최근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에게 전국 평균 902엔(약 1만53원)인 최저임금을 1,000엔까지 빠르게 올리라고 지시했다. 지난 4년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 3% 수준으로 인상률이 5% 이상으로 높아져야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스가 총리의 생각이다. 휴대폰 요금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화 또한 스가 내각이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일본의 아날로그 문화는 코로나19 대응에 걸림돌이 돼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됐지만 문서에 도장을 찍어 결재하기 위해 출근하는 사례들이 보도되면서 뿌리 깊은 도장 문화는 타파해야 할 개혁 대상 1순위로 꼽혔다. 이 밖에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가 4일 시스템 장애로 상품 예약, 판매, 이동통신기기 서비스 개통 등을 7시간 가까이 중단하면서 일본의 후진적 디지털 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디지털청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민간인 전문가를 수장에 임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도 정부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수 있도록 취임 일성으로 모든 부처에 도장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여당인 자민당 내 ‘일본의 도장 제도·문화를 지키는 의원연맹(도장의련)’은 탈(脫)도장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스가 총리가 추진하는 금융허브 육성 역시 디지털 전환 없이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최근 도쿄증권거래소가 시스템 장애로 초유의 거래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도쿄 중심의 금융중심지 구상은 흔들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금융허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3개 도시를 경쟁시키기로 했다. 해외 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하는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에서 미국 등 해외 금융기관이 철수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해외 도시와의 유치 경쟁에서 이기려면 디지털화와 시스템 안전성 확보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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