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두고 12일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정부·여당은 “남녘 동포와 손 맞잡길 바란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에만 초점을 맞춰 종전선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고 “핵 무기 포기 의사가 없다”고 해석했다.
당정은 이날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공개한 신형 ICBM 등 증강된 무기는 북한이 대량파괴무기 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남북이 다시 두 손 맞잡을 날 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힌 건 남북관계 숨통 틀수도 있는 긍정적 발언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기대를 갖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평화 공존의 원칙은 일관돼야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의도 일관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야당도 종전선언을 함께 결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이날 국회와 화상으로 진행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북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빨리 해서 평화프로세스 기반을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 이 대사는 미국 고위관료와 나눈 대화를 전제로 “미국도 종전선언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ICBM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보고도 종전선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인식에 매우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초반 대책회의에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등 무력 포기 의사가 없음을 천명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국민을 총살해놓고 남녘동포를 운운하는 악어의 눈물에 경악을 금하기 어려웠다”며“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종전선언은 대한민국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는 행위로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김인엽·김혜린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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