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전세대란’에도 불구하고 인천 부평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청약에서 대거 미달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시세보다 싼 보증금에 공급됐지만 임차인들이 높은 월세를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십정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된 인천 부평구 ‘더샵부평(조감도)’에서 임차인 3,578가구를 모집한 가운데 1,843가구가 미달됐다. 절반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용 84㎡ 타입과 특별공급된 전용 18㎡, 35㎡ 타입은 모집 가구보다 청약자가 더 많았지만 전용 59㎡와 69㎡에서 임차인을 찾지 못한 가구가 많았다. 전용 59㎡A가 508가구로 미달량이 가장 많았다. 신혼부부·노령자 등에게 임대료 혜택을 준 특별공급 평형에서도 상당수의 미달 가구가 나왔다. 특별공급 물량으로 나온 전용 59㎡E·F·G에서도 총 375가구가 미달된 것이다.
해당 단지에서 대거 미달이 난 것은 여전히 ‘월세’를 부담스러워 하는 임차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용 59㎡의 경우 보증금 1억원 기준 월세가 53만2,250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69㎡의 경우 보증금 1억500만원 기준 월 임대료가 62만7,500원이었다. 보증금을 더 늘리더라도 최소 매달 40만원가량의 월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 임대기간 종료 후 임차인에게 분양전환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은 것도 수요자들이 덜 흥미를 보인 요인이다. 기존 뉴스테이 등 임대단지에서는 임대기간 종료 후 분양전환을 노리는 수요 또한 상당했기 때문이다. 기존 뉴스테이 사업과는 달리 문재인 정부 들어 개정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서는 무주택자만이 임차인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한 점 또한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수도권 전세대란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45% 상승해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전셋값은 0.31% 올라 전주보다는 상승 폭을 소폭 줄였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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