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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놈만 살아남는다"...GA시장 지각변동 알리는 세 가지 신호탄

①1,200%룰과 고용보험 의무화

②금소법 시행 등 GA 규제 강화

③상장GA·자회사형 GA 중심 시장건전화





보험산업 침체에도 제조·판매 분리 흐름 속에 고성장을 거듭해온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초년도 수수료를 제한하는 ‘1,200%룰’ 시행과 정부 여당 주도로 속도를 내고 있는 고용보험 의무화로 GA의 자본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과 금융당국의 불건전 GA 퇴출작업으로 ‘GA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상장 1호 GA 탄생이 임박한데다 대형 보험사의 자회사형 GA 설립도 잇따르고 있어 자본력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춘 GA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대형 GA(설계사 100명 이상)의 전속 설계사는 지난해 18만9,396명으로 1년 만에 8,650명 증가한 반면 소형 대리점은 4만3,375명으로 전년보다 1,117명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이어갔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양극화가 내년을 기점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본다.

우선 설계사 수수료 제도 변화에 더해 고용보험 의무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GA의 자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초회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는 ‘1,200%룰’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그간 보험사 전속 설계사보다 높은 수수료와 선급금 지급을 약속하며 판매인력 확충에 나섰던 GA의 영업방식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GA들은 ‘1,200%룰’ 산정 대상에 운영비 등의 고정비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당국은 최근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마케팅 비용 같은 사전적인 영업비용, 지점장·영업팀장·교육담당자 등에게 지급하는 고정비, 공통비가 모두 수수료에 포함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GA의 위상 변화와 보험사들의 영업 경쟁으로 고공 행진하던 수수료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제한된 수수료 안에서 운영비를 감당하게 되면서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형급 이하 GA의 퇴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것이 최근 정부 여당에서 논의 중인 고용보험 의무적용 대상 확대 정책이다. 고용노동부는 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연내 입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보험 설계사 수는 약 42만명으로 소득요건을 설정하더라도 최소 20만명 이상 설계사에 대한 보험료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들마저 고용보험 의무화 정책에 발맞춰 자회사형 GA를 통한 판매조직 분리를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GA들로서는 외형 축소 외에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 제도 개편과 고용보험 의무화가 맞물리면서 내년부터는 몸집 불리기보다는 내실 중심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당국이 GA의 영업 전반을 들여다보는 검사에 나서는 등 육성에서 규제 중심으로 검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역시 ‘GA 옥석가리기’에 불을 댕길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 보험사 수준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에 취약한 지사형 GA(여러 대리점이 연합한 형태) 상당수가 철퇴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보험사 요구대로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 책임을 GA도 지게 된다면 내부통제 역량을 갖추지 못한 GA들부터 퇴출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국내 10위권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이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 청약을 예고한데다 인카금융서비스·피플라이프·리치앤코 등이 IPO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상장 GA 중심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상장 GA들은 외부 자본을 조달해 디지털 전환은 물론 도입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모회사의 지원 여력을 바탕으로 한 자회사형 GA들이 속속 진출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 신한생명이 자회사형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과 건전성에 방점을 둔 영업 전략으로 기존 GA와의 차별화를 예고했고 일찌감치 자회사형 GA를 설립했던 메트라이프생명·ABL생명 등도 고능률설계사 중심의 판매조직을 구축하며 영업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높은 건전성과 자본력, 신사업 추진 역량을 갖춘 상장 GA와 자회사형 GA 중심으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간 불건전영업의 온상으로 치부됐던 GA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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