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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67가지 '한산 소곡주' 맛보고 빚어보고…'술 익는 향기'에 취해볼까

■서천의 또 다른 즐길거리는

서천 한산 소곡주 갤러리에 가면 67개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소곡주를 비교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여행을 할 때 방문지의 향토음식을 맛보는 일은 필수사항이나 다름없다. 이런 점에서 서천 관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한산 소곡주(素穀酒)다. 소곡주의 역사는 지역의 또 다른 명물인 모시보다도 더 오랜 1,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 멸망 후 유민들이 주류성(周留城) 인근 서천군 한산면에 모여 살며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하얀 소복을 입고 술을 빚어 마셨다고 해서 소곡주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소곡주는 한번 맛을 보면 술이 바닥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모른다고 해서 일명 ‘앉은뱅이 술’로도 불린다. 소곡주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들도 전해 내려온다. 과거 길에 오른 선비가 한산 지역의 주막에 들렀다가 소곡주의 맛과 향에 사로잡혀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하다 그만 술에 빠져 버렸다. 결국 선비는 과거 시험 날짜를 놓치고 만다. 또 물건을 훔치러 몰래 들어간 집에서 소곡주를 훔쳐 마신 도둑이 다리가 풀려 붙잡혔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곡주는 햅쌀과 누룩을 주원료로 밑술을 빚은 뒤 찹쌀로 만든 덧술과 혼합해 만드는 이양주(二釀酒)다. 수확기인 가을철 햅쌀로 빚기 시작해 구정 때 차례상에 올리기 위해 첫술을 뜰 때까지 저온에서 100일간 발효 및 숙성기간을 거친다. 침전물이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맑은 부분만 떠내면 알코올 도수 16도짜리 소곡주가 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 증류과정을 거치면 41도짜리 소곡화주가 만들어진다.

한산소곡주는 지난해 청와대 추석 선물로 선정되면서 선물용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소곡주는 맵고 짠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전통주다.




특히 소곡주는 효모가 살아 있는 생주와 멸균과정을 거친 살균주로 나뉘는데 시중에서 구입한 소곡주는 대부분 보관기간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살균주다. 아무래도 생주가 살균주보다 맛은 좋지만 유통기한이 짧다는 게 단점이다. 생주도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두고 마실 수 있다. 저온 숙성기간을 거치면서 농밀한 풍미를 지닌 소곡주를 맛볼 수 있다.

현재 서천한산소곡주영농조합에는 67개 양조장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명절 차례주나 선물용으로 술을 빚는 곳까지 합하면 실제로는 30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지역 내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있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1,000년 넘게 대를 이어 소곡주를 빚어왔다는 점에서 지역민 전체가 소곡주 명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소곡주는 무거운 바디감에 달달한 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가정마다 전해 내려오는 양조법에 따라 맛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크게 숙성과정과 누룩의 양에 따라 술맛이 좌우되는데 첨가물로 홍고추·들국화·메주콩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

한산 소곡주 갤러리에서는 예약자를 대상으로 소곡주 빚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빚은 소곡주는 숙성과정을 거쳐 집으로 배달된다.


각 양조장을 방문해 소곡주를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취향에 맞는 소곡주를 찾으려면 서천한산소곡주영농조합에서 운영하는 한산 소곡주 갤러리를 방문하면 된다. 조합에 가입된 양조장에서 생산된 67가지 소곡주가 전시돼 있어 방문객들은 비교 시음 후 마음에 드는 술을 구입할 수 있다. 예약자를 대상으로 소곡주 빚기 체험도 진행 중이다.
/글·사진(서천)=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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