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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흑인 추기경' 나왔다…인권운동 앞장, 트럼프 비판하기도

현지 가톨릭계 "프란치스코 교황, 인종차별 문제 강력한 메시지 보내"

추기경 지명된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종차별 갈등 해결에 앞장서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비판 한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다. 가톨릭 교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그레고리 대주교를 포함한 13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 사실을 발표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개적인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추기경 지명 소식이 알려진 뒤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프란츠시코 교황을 잘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자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사진을 찍기 위해 천주교 시설인 세인트 존 폴(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 성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무장군인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이에 대해 “우리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며 “일부 가톨릭 시설이 우리의 종교적 원칙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오용되고 조작되는 것은 당혹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워싱턴DC 대주교에 임명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시민들의 삶을 손상시켰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가톨릭 교계가 아동 성 추문에 휩싸여 대중적 신뢰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성직자들이 저지른 범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교회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지지한 지도자였다.

주요 가톨릭 단체들은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환영하며 인종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인 호세 고메스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추기경은 흑인 가톨릭 신자들이 미국 교회에 준 선물”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교회에 희망과 포용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가톨릭 평화운동 단체인 ‘팍스 크리스티 유에스에이(Pax Christi USA)’ 관계자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지난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을 찍기 위해 세인트 존 폴 2세 국립 성지를 방문한 것에 대한 대주교의 반대가 승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기경 임명식은 오는 11월 28일 열릴 예정이지만,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추기경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수여하는 의례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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