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인천지검 인권감독관은 “검사가 자기 의견을 게시했다고 전현직 장관 두 분이 좌표를 찍었다. 치졸하고 졸렬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헌섭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비정상적 상황을 아무리 검찰개혁으로 포장하고 윽박질러도 결국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이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하루 새 검사 10명 중 1명 이상이 ‘검찰 미투’에 동참하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작은 검찰개혁의 움직임에도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난하면서 추 장관 지키기에 나섰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확보와 국민 인권 보호에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선출된 정치권력이 임명된 검찰을 통제해야 한다’는 발상을 드러내면서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검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길들이기를 시도하려는 추 장관의 행태는 외려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또 추 장관이 인사권과 수사지휘권·감찰권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것은 불법 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독립성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 집권세력이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외침이 일선 검사들의 입에서도 쏟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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