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머리가 안 돌아가.” 나이 들면 누구나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실수에 대한 핑계일 수도, 정말 ‘가는 세월 못 따라가는 몸’에 대한 푸념일 수도 있다. 신간 ‘변화하는 뇌’는 이 같은 ‘애꿎은 뇌 탓하는’ 통념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나이 들수록 뇌가 굳는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엎고 ‘새로운 경험과 활동으로 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뇌 가소성’이다. 외부의 힘으로 물체의 모양이 변하는 성질을 뜻하는 ‘가소성(可塑性)’을 뇌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개념을 암 투병부터 안면인식장애까지 본인이 겪고 극복한 실제 삶에 적용해 풀어나간다. 그러면서 “무궁하게 발전할 수 있는 뇌의 개발은 특별한 비법에 달린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책의 부제인 ‘춤추고 노래하고 운동하는 삶’, 불확실한 세상이기에 더더욱 도전과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타인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베풀고 공감하는 모습 등이 그 방법이라는 것이다.
뇌과학 서적이지만, 어려운 개념과 설명이 난무하는 책이 아니다. 다양한 사례와 본인의 경험을 통해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뇌도, 그 사람의 현재와 미래도 바뀐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1만 6,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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