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용띠’는 한국골프의 대표 황금라인이다. 박인비·신지애·최나연 등이 1988년생이다. 남자 88년생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여자에 비해 약하다. 그래도 강자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파인 장동규(32)다. 한국과 일본 프로 투어를 병행해온 장동규는 2014년 일본 미즈노 오픈,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당시 K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24언더파)로 우승했다.
장동규가 5년 만의 통산 세 번째 우승컵 수집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5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장동규는 8언더파 64타를 쳐 정지호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올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가 276야드(87위)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그린 적중 72.5%(8위)의 아이언 플레이가 좋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장동규는 후반 들어 2~5번 4개 홀에서만 5언더파를 챙겼다. 2번홀(파3·205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터뜨리더니 3~5번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총 버디 7개에 이글 하나(홀인원)와 보기 하나. 공동 3위인 7언더파 김태훈·이수민·문경준에 1타 차로 앞섰다.
프로 데뷔 두 번째, 국내 투어에서는 첫 번째 홀인원이라는 장동규는 “홀인원 한 뒤로 스코어에 부담이 사라지면서 연속 버디도 나왔다. 샷 감이 괜찮아 퍼트만 따라주면 남은 라운드도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홀인원 상품으로 3,0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 4종(TV·냉장고·세탁기·와인셀러)도 받았다.
지난 시즌 상금왕 이수민도 버디 8개와 보기 하나로 출발이 좋다. 시즌 2승에 도전하는 그는 “석 달 뒤면 첫 아이가 나온다. 시즌 뒤 군대도 가야 하고 아기도 생기니 최대한 많은 상금을 벌어야 한다”며 웃었다.
상금과 대상(MVP) 포인트 1위를 달리는 김태훈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작성해 2관왕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상금·대상 포인트 2위 김한별은 이븐파에 그쳤다. 김한별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에 다녀와 2주간 자가 격리한 뒤 대회에 나왔다. 이번 대회가 시즌 최종전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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