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으로 고통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태움은 의료계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은어다.
9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서 간호사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서 간호사가) 직장 내 상황과 관련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이 인정되고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됨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같은 결정은 유족과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지사에 산업재해 판정을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나왔다.
의료연대는 이번 결정이 마땅하다면서 서울의료원이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의료원은 서 간호사를 괴롭힌 사람들을 업무 배제하지 않고 간호사를 관리하는 지위를 유지하게 하며 경징계로 면죄부를 줬다”며 “(서울의료원은) 아직도 고인의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간호사는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1월 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고 대책위는 사망 배경에 ‘태움’으로 불리는 극심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조사에 착수한 서울시는 서 간호사가 태움을 겪었다는 결론을 내고 책임자 징계 및 구조 개선 등 재발방지책을 권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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