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터키 이민자 2세 출신의 독일인 부부가 세웠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는 2008년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가 공동 창업했다. 이들을 1960년대 독일에서 일하기 위해 터키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성장한 전형적인 이민 2세 흙수저 출신이다. 사힌은 터키에서 태어나 4살 때 독일로 이주했고 튀레지는 독일 태생이다. 독일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의 성공은 저학력 계층으로 수십년간 여겨졌던 터키 이민자의 쾌거다”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의대를 졸업한 뒤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2002년 독일의 한 대학에서 만나 결혼했다. 결혼식을 실험실에서 실험복을 입은 채 올렸고 결혼식 당일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한 뒤 다시 연구실에 돌아왔을 정도로 연구에만 몰두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바이러스 백신이 아니라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지만 올해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병하자 ‘광속’이라는 이름의 개발팀을 500명 규모로 꾸려 발 빠르게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남편 사힌은 독일 잡지와 인터뷰에서 “올해 1월 코로나19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 때 아내에게 ‘4월이면 독일도 학교 문을 닫을 거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은 3월 휴교령을 내렸다. 이때 바이오엔테크는 이미 20가지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한 상태였다.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개발 소식에 9일 주가가 23.4% 급등해 시가총액이 219억 달러(약 25조원)가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며 검소한 태도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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