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새내기’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눈부신 선전을 이어갔다.
임성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친 그는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단독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16언더파)을 4타 차로 뒤쫓았다.
마스터스 첫 출전인 임성재는 최종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임성재는 선두 존슨, 또 다른 공동 2위인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와 함께 마지막 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최경주(50)가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까지 성적 기준으로 2004년 공동 4위, 2010년 공동 3위, 2011년 공동 2위에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지만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적은 없다. 최경주의 2004년 단독 3위는 한국 선수의 마스터스 역대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한국 선수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최고 성적은 양용은(48)의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이다.
2라운드에서 공동 5위에 오른 임성재는 이날 3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2번(파5)과 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임성재는 타수를 잘 지키다 11번(파4)과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으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경기 내용 면에서도 빼어난 면모를 보였다. 특히 3라운드까지 퍼트 수 78개로 출전 선수 중 최소를 기록했다. 유리판처럼 빠르고 까다로운 오거스타내셔널의 그린에 빠르게 적응한 모습이다. 3라운드까지 버디 수에서도 19개로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대회 출전도 처음이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돌아본 것도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둔 월요일이 처음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임성재보다 더 많은 버디를 잡은 선수는 공동 7위(9언더파)에 자리한 패트릭 리드(미국·21개)뿐이다.
세계랭킹 25위 임성재는 한국 남자골프 ‘영건’이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그는 지난 3월에는 혼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세계 1위인 존슨은 2016년 US 오픈 제패 이후 4년여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리게 됐다. PGA 투어 통산 23승을 거둔 존슨은 지난해 마스터스 공동 2위를 포함해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만 3차례 차지한 바 있다. 세계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10언더파로 단독 6위,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은 9언더파 공동 7위, 세계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8언더파 공동 10위에 포진했다. 지난해 이 대회 통산 5번째 우승을 수확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5언더파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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