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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견제 기능 스스로 포기한 제1야당 수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 여당에서 추진하는 기업규제 3법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1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청 강연에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공정경제(기업규제) 3법이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큰 기업의 재계 사람들은 3법에 대해 크게 불편해하지 않을 것이다.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나아서 반응하는 것이지 큰 방해물이기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규제 3법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세계에서 유례없는 규제”라며 절규하는 것을 ‘엄살’로 치부한 셈이다. 그는 자신이 주장해온 ‘경제민주화론’을 부각하기 위해 규제 3법에서 여당보다 더 강경한 척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제1야당 수장인지 아니면 여당의 2중대장인지 헷갈린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발표에 대해서도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새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가덕도신공항에 발 빠르게 숟가락을 얹었다. 문재인 정권이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정치논리에 따라 국책사업 평가를 4년 만에 정반대로 뒤집었는데도 야당 대표의 날 선 비판을 찾아볼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외려 여당에 부화뇌동해 가덕도를 들먹이고 있다.

부동산대란과 청년실업 등 현 정부의 국정 실패가 계속되는데도 제1야당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야당의 첫째 기능인 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1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선명하게 비판하고 비전과 대안을 내놓으면서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이런 역할을 못한다면 야당의 존재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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