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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학개미의 그늘, 테마주

젠가 게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변곡점 삼아 ‘동학개미’ 군단이 주식시장에 대거 입성한 후 포털 사이트 풍경이 달라졌다. 매일 아침 포털 사이트에는 ‘○○ 관련주’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한다. 이전에는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다면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등으로 재료가 훨씬 다양해졌다.

테마주에 대한 의미 규정은 제각각이지만 통상 ‘주식시장에서 정치·사회적 이슈를 따라 움직이는 종목군’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재무적 상황(실적)과 큰 연관성 없이 이슈 모멘텀에 따라 주가가 변동성을 나타내는 종목군이다.

테마주는 대개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 포털 사이트 블로그,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 단체 대화방 등에서 ‘○○ 관련주’로 특정 리스트가 생산되면 그것이 재공유되면서 특정 사안과 관련한 테마주로 자리매김한다. 물론 해당 종목이 왜 테마주로 묶였는지를 보면 회사 경영진 중 일부가 학교 동창이라거나 하는 어처구니없는 이유가 다반사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애매한 풍문을 활용해 테마주를 기획하는 일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한 유사투자 자문업체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종목추천방’을 만들고 특정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수억원의 차익을 챙겨 떠났다. 이들은 종목을 선취매한 뒤 이를 추천하고 회원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급등하면 확보해둔 지분을 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이들이 회원들에게 매수를 추천한 종목은 무려 138개다. 이처럼 처음부터 악의적인 설계도에 근거해 테마주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뒤늦게 추격 매수한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얻기란 쉽지 않은 구조다.

금융당국이 테마주를 근절하기 위해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만 테마주가 활개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기 고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욕망이다. 금융당국이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엄격히 한다고 하지만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투자자의 욕망의 방향까지 틀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기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투자자가 단타 대신 건전한 투자 문화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증시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동반돼 주식시장이 보다 선진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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