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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영끌' '빚투'가 만든 사상 최대 가계부채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 신용(잠정)’에 따르면 3·4분기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682조 1,000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 분기 말에 비해 44조 9,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2·4분기 증가 폭(25조 8,000억원)의 두 배 수준에 육박한다. 당국의 규제에도 가계 빚 증가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진다는 얘기다.

가계 부채 급증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부동산 자금 수요 때문이다. 주택 담보 대출은 890조 4,000억원으로 2·4분기 말보다 17조 4,000억원 늘어나 2016년 4·4분기(24조 2,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신용 대출 등 기타 대출도 22조 1,000억원 급증해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집값 급등으로 자금 마련이 절실해지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동원할 정도로 대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증시에서는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 열풍까지 가세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빚내서 집을 사라고 권유했던 2016년과 달리 투기 억제를 내걸고 총력전을 펼치는 와중에 가계 부채가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정책의 헛발질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젊은 층마저 정부를 못 믿겠다며 앞다퉈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금의 주택난은 임대차 3법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가 호텔형 공공 임대주택에 의무 거주하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주장까지 나오겠는가.

정부의 반(反) 시장 부동산 정책은 젊은 세대의 주거 사다리를 망가뜨리고 정책 신뢰를 상실하게 만들어 주거 취약 계층을 주거 불안과 빚더미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정부는 가계·금융 부실로 이어지는 부채 쓰나미가 덮치기 전에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정책부터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오기와 이념으로 점철된 정책이 국민을 빚더미에 앉게 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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