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비서실장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는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가 대통령 특사로 러시아에 파견된다. 우 특사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정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을 찾아 방러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부는 올해 한·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를 대통령 특사로 러시아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특사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러시아를 찾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 특사는 대사 시절 구축한 고위급 네트워크를 활용해 러시아 정부, 의회 인사 등을 두루 만나며 양국 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 대사가 푸틴 대통령의 방한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월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속한 시기에 방한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아울러 ‘9개 다리(한러 간 9개 협력 프로젝트)’ 성공 사례 창출 등 양국 간 실질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과 협조도 당부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남방 정책에 이어 올해에는 신북방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행사가 내년까지 연장된 가운데 성공적인 행사 추진을 위한 논의도 진행된다. 코로나19 대응 및 코로나19 이후 양국 간 보건 협력 방안도 대화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 초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우 특사가 4강 외교 전면에 등장하며 향후 거취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우 특사는 가족의 반대를 이유로 이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외교가 제약되는 상황에서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러 관계 발전 동력을 이어나가고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간 전략적 소통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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