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범여권을 중심으로 국회를 통과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와 함께 곧바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이헌 변호사는 15일 본지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집권 여당의 입법독재로 통과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북한에 굴종하는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제법규에도 용인되지 않는 반헌법적인 악법 중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 악법에 의해 기본권을 직접 침해당한 당사자로서 법안 공포 후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 및 후원금 등과 관련해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첫 조사를 받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의회에서도 이 법안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잇따랐다.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우려를 낳는다”는 성명을 냈다. 맥카울 의원은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며 “한반도의 밝은 미래는 북한이 한국과 같이 되는데 달려 있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화당 측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도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국회가 시민의 기본권을 무시했다고 비판하며 이 법이 통과되면 미 국무부가 인권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한국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할 것을 요구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을 국무부 ‘워치 리스트(감시 대상)’에 올리고 관련 청문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소위 ‘김여정하명법’이라고 사실과 다른 프레임을 씌워 왜곡하여 비난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태”라며 “이미 2008년 제18대 국회에서부터 대북전단으로 인해 초래되는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을 지속 추진했다”고 반박했다. 전단 살포는 북한의 도발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사유이고 북한 인권 개선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드라마 USB 등을 유통하는 행위 등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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