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유럽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시 대규모 봉쇄에 들어간다. 여전히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역 간 이동과 사적 모임이 늘어나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이달 초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 다음날, 새해 첫날에는 업무와 건강, 혹은 비상사태를 제외하고는 모든 도시 간 이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20개 지역 내 이동도 금지되며 스키 리조트는 폐쇄된다. 매년 열렸던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는 오후 10시 통행금지로 참여할 수 없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1만 2,000~2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에 더해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연휴까지 술집과 상점 등을 추가로 폐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 언론은 이탈리아 정부가 24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연장하며 주말과 휴일 동안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상점과 바·식당 등의 영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은 “3차 유행을 막을 수 있도록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조처를 하기를 바란다”며 전문가들이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16일부터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한다. 3단계 하에서는 모든 펍과 바, 식당은 배달 및 포장, 드라이브스루 영업만 허용되며 호텔과 실내 엔터테인먼트 장소는 폐쇄된다. 실내에서는 다른 가구 구성원을 만날 수 없으며 공원 등 야외에서도 6명까지만 만날 수 있다. 불필요한 여행이나 이동도 자제해야 한다. 다만 영국 정부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는 봉쇄의 정도를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27일까지는 최대 3가구가 집에서 모임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영국은 최근 런던 등에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최근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으로 인해 런던 등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잉글랜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60곳의 지역에서 현재까지 1,000여 건의 새 변종 사례가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역대 최대인 2만 8,000여 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독일은 16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필수 상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한다. 사적 모임은 2가구 5명 이내로만 가능하다. 다만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에는 자녀를 제외하고 최대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크리스마스 쇼핑으로 사회적 접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긴급하게 조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크리스마스 전에 너무 많이 접촉한다면 조부모와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독일은 통상적으로 연말에 열리는 불꽃놀이나 집회 등도 금지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는 내년 1월 19일까지 학교와 비필수 상점, 체육관, 박물관 등을 폐쇄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지난 8일 한 가구당 성인 방문객의 수를 3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체코는 약 2주 전 재개장한 식당과 호텔 등의 영업을 18일부터 다시 금지한다. 오후 11시~오전 5시 전국적으로 통행금지도 시행된다. 덴마크는 내년 1월 3일까지 98개 지역 중 69개 지역의 식당과 박물관 등을 폐쇄한다. 프랑스는 12월 31일을 포함해 오후 8시 통행금지를 도입할 예정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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