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전격적으로 서울시장 출마에 도전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그 영향권에 급격하게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습관적 출마’ ‘헛꿈’ ‘불순’ 등 혹평을 쏟아냈지만 기존 후보군을 중심으로 안 대표의 출마가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출마선언을 밝힌 우상호 의원뿐만 아니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장관까지 가세한 초대형 경선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지 않으면 또 다시 ‘안풍(安風)’으로 내후년 대선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안 대표의 출마 소식에 여당에서 첫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마친 우 의원실 측은 ‘안풍’의 강도에 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 ‘녹색바람’으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겼던 2016년 20대 총선급의 강풍이 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준비된 서울시장과 그렇지 않은 후보 간의 경쟁력 차이는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를 최대 기치로 내세운 만큼 진영 간 대결구도가 불가피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안 대표가 ‘대선주자급’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로 맞대응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민주당은 우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결심’에 한층 더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박 장관이 늦어도 연초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한편에선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안 대표의 출마란 새 변수가 나오면서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그동안 각종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당 일각에선 추 장관 등판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추 장관의 경우 이번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권의 골수 강경 지지층의 마음을 얻은 게 정치적 자산이 됐다. 실제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차기 여권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안착했다. 무엇보다 보궐선거가 진영 간 대결구도로 재편될 경우 추 장관을 통해 강경 여권 지지자들을 결집시켜야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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