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맞고 전에 없던 '과민반응' 생겼다면…

안정성 높이려 쓴 PEG에 의심 쏠려

알레르기 반응 땐 2차 접종 말아야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미국·영국에서만 10여명이 급격한 알레르기 반응(항원·항체 면역반응)을 보였다. 기존 백신에 이런 과민반응을 보인 사람도 있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다. 그래서 과민반응의 원인 중 하나로 mRNA에 포함된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이라는 화합물이 주목을 받고 있다.

PEG는 많은 바이오 의약품 등에 쓰여 왔지만 백신에 쓰인 것은 코로나19 mRNA 백신이 처음이다.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알레르기 쇼크)를 포함한 알레르기 과민반응은 기존의 모든 백신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빈도는 100만명당 1명 정도로 드문 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알레르기 과민반응의 원인이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백신에 포함된 PEG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RNA 형태로 들어있다. 백신 주사를 맞으면 이 유전정보가 인체 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스파이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스파이크 단백질과 반응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된다.

그런데 mRNA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쉽게 손상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PEG·지질막(리포솜) 등 나노 입자로 둘러싸 안정성·수명(반감기)을 증가시키고 인체의 세포 안으로 잘 전달되게 해준다.

문제는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적잖은 약물에 PEG가 들어 있고, PEG에 노출된 사람 중 일부는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항-PEG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약리학자 사뮤엘 라이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72%의 사람들이 항-PEG 항체를 갖고 있는데 7%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으로 그 양이 많았다. PEG화(PEGylated) RNA가 포함된 항응고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중 0.6%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고 1명이 사망해 개발 중단된 적도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런 점을 의식해 코로나19 백신 성분에 알레르기 병력이 있거나 기존 백신 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사람들을 임상시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음식 알레르기 경험자는 배제되지 않았다지만 실제보다 적은 비율로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mRNA 백신의 PEG 양이 대부분의 PEG화 약물보다 훨씬 적고, 정맥이 아닌 근육에 주사하므로 혈액에서 항-PEG 항체 수치가 급상승해 알레르기 과민반응이 일어날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한 독일 기업 바이오엔텍의 카탈린 카리코 선임부사장은 “적은 양의 지질과 근육 내 투여를 감안할 때 위험이 무시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회수가 100만회분을 넘어섰다. 사진은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요양원 직원이 화이자의 백신을 맞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2회 주사하기 때문에 1회 주사로 유발된 항-PEG 항체가 2회 주사 때 알레르기 반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CDC와 영국 보건당국도 1회차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각한 알레르기 부작용이 생기면 2회차 접종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영국 보건당국은 양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부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항-PEG 항체 수치가 높거나 이전에 약물·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사람들이 양사의 코로나19 백신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연구할 계획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병원의 약물과민반응 연구자인 엘리자베드 필립스 박사는 “(PEG가 들어간) 코로나19 mRNA 백신 접종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몇 시간 동안만 혈액에 남아있는 바이오마커를 생성하므로 향후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즉각 혈액 샘플을 확보, 해당 마커에 대한 테스트를해야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약물이나 음식·곤충 독 등에 노출된지 몇 분~몇 시간 안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급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 음식·약물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 피부염, 만성 두드러기 등을 앓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심혈관계(저혈압, 빈맥, 의식저하·상실), 호흡기계(양측 천명, 기관지 경련, 호흡곤란), 피부·점막(전신 두드러기·홍반·가려움증), 위장관계(설사·복통·메스꺼움·구토) 증상을 동반한다. 중증인 경우 에피네프린 근육주사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