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GC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모더나와 협력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모더나의 백신은 mRNA를 활용한 유전자 백신이다. 이 백신은 단백질을 활용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다르게 핵산을 원료로 사용한다. 같은 코로나19 백신이지만 생산하려면 전혀 다른 설비가 필요하다.
한미약품은 2년 전 2만ℓ의 미생물을 배양하고 정제 시설이 있는 바이오플랜트를 완공했다. 이곳에서 연 최대 10억 회 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모더나의) 기술 이전을 전제로 백신 생산 역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 10월 전염병 예방혁신연합(CEPI)과 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CEPI와 이를 지원하는 개발사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GC녹십자가 5억 회 분량을 생산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며, 지원 개발사 중 모더나가 포함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모더나의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백질이 아닌 핵산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일라이릴리나 비어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단백질인 항체와 달리 핵산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mRNA백신 자체가 모더나와 화이자가 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만큼 대량생산 경험을 갖춘 회사를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mRNA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해 본 경험이 있는 회사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며 “오랜 역사를 가진 화이자와 달리 모더나는 지난 2010년에 창업한 바이오벤처로 이들 역시 mRNA 백신의 대량 생산 경험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이유로 시간과 여유를 갖고 국내 업체와 협력관계를 쌓아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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