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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한반도24시] 허장유언(虛張流言)의 미혹 시대, 기초다지기가 상책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일상 생활·개인 자유의 소중함 등

코로나가 다시 되새기게 만들어

인터넷 등 유언비어 난무하지만

허설 타파 노력에 응원·지원 필요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는 오랫동안의 기대를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무기력한 힘겨움으로 배신한 2020년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안도하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새해가 됐다고 알아서 물러갈 것 같지도 않아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과연 피해가 최소화되고 예전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백신 개발과 보급, 그리고 접종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니 지난해와는 다른 전개가 예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고 시간도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올해 또한 만만할 것 같지 않다는 미덥지 못함이 아직은 더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림픽을 올해로 연기해야 했던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개최를 꼭 실현하고자 하지만 일본의 국내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초래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 하겠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거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코로나19가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온 것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코로납19에도 불구하고 바라는 바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기초적인 정공법적 접근이라 하겠다.

2020년의 코로나19 사태는 종전에 당연시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들었다. 얼굴을 마주하며 회의를 하거나 식사하는 것이 적어도 유리벽이 설치돼 있지 않으면 어려워졌고 찻집에서 차분히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여유로움도 구할 수 없게 됐던 것이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그나마 허장성세의 정치가들도 가리지 않고 걸리게 하거나 곤욕을 치르게 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겠다. 본인은 해당되지 않을 것처럼 큰소리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결국 감염됐고, 최근 3차 유행으로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 중지와 ‘4인 이하’ 회식을 제시했던 스가 총리는 정부 지침을 어기고 수차례나 5인 이상이 참여하는 송년회에 참석해 빈축을 샀다.



반면 서구에서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공공의 위생 및 이익’을 위한 ‘마스크 쓰기’에 반대하는 서구인들의 시위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인의 자유를 오랜 역사적 투쟁 과정에서 쟁취한 서구에서 자유라는 것이 죽음만큼 소중하고 쉽게 양보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그들의 격렬한 시위에서 재인식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의 진원지라고 할 중국이 강력한 통제 시스템으로 확진자 제로를 달성했다며 체제의 우월성을 언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 자유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됐다. 공공이익이 우선임을 피동적이나마 대체로 용인하는 아시아의 민주주의와는 비교되는 것이라 한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일상의 소중함과 그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우리가 추구하고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주장이 제시돼 사람들을 미혹시키기도 했다. 아이러니는 이 시대의 대표적 문명 이기인 인터넷이나 휴대폰이 ‘거리 두기 사회’를 우회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오해를 불식시켜 단합된 의견을 생산하는 데 기여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갈등 확산 내지는 의견 분산도 조장했다는 점이다.

2020년의 코로나19는 근대 문명의 총아라고 할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열린 21세기 역시 허장성세와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미혹의 시대’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혹의 시대에는 앞서 언급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이나 불황기에 대비해 자금을 유보하는 기업들의 지혜에서 보듯이 기초를 다지는 것이 그나마 상책이라고 생각된다. 사회의 총체적 관점에서 그 기초란 무엇보다도 중세의 몽매함이 인간 이성에 대한 믿음으로 과학적 방법론에 의거해 부단히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한 과학자들의 헌신과 연대로 극복됐듯이 허설을 타파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의지와 노력, 그리고 그에 대한 간단없는 응원 및 지원이 필요하다 하겠다. 개인의 이러한 자그마한 역할과 노력이 사회 전체의 건전함으로 연결되는 한 해, 새로운 시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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