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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하성규 "대학 반지하 창고를 실험실로 개조…세계적 수소탱크 스타트업 둥지됐죠"

하성규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겸 기술지주사 대표

10년 뒤 재활용 가능하고 비용도 20%↓

외국기업과 R&D하며 높은 기술력 축적

올 중반께 안전성 입증…내년 상업화

하성규 한양대 산학협력단 단장 겸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대표가 대학 창고를 개조한 실험실에서 지난해 말과 연초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세계 일류 수준의 수소탱크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올림픽체육관 반지하 창고. 이곳은 지난해 세계 1류의 혁신적인 수소 탱크를 개발하는 하성규 한양대 융합기계공학부 교수의 실험실 겸 스타트업(쓰리피닷컴) 공간으로 변모했다. 직접 탐방해보니 흔히 애플·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차고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을 연상시켰다. 수소 탱크를 만드는 각종 실험 장비가 갖춰진 이곳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 학생 연구원들이 삼삼오오 연구에 몰입하고 있었다. 탄소섬유 와인딩 장비를 시연한 하 교수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 탱크 시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의 층고가 높아야 해 체육관 반지하 창고를 실험실로 개조했다”며 “20여 년 전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와 실리콘밸리에서 공동 창업했던 성공 사례를 재연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하성규 교수(왼쪽 네번째) 연구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수소 탱크가 재활용되지 않고 가격도 수소차 한 대당 500만 원가량인 데 비해 그의 연구팀은 친환경적이고 비용도 20%나 절감한 기술을 개발해 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수소 탱크의 경우 용기를 감는 실을 비싼 탄소섬유 소재로만 만드는 데 비해 용기 위치별로 힘을 받지 않는 부분에는 저렴한 섬유를 혼합하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내는 노하우가 있다. 그는 “10년 전쯤 에너지 저장 장치를 미국 회사에 기술 이전할 때 저렴한 섬유를 섞어 쓰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그 기술을 이번에 수소 탱크에 적용했다”며 “기존 수소 탱크는 10년 이상 쓸 수는 있으나 재활용되지 않지만 우리 기술은 10년 뒤에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재료를 효과적으로 혼합하고 제작 공정을 혁신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취임하는데 그린 뉴딜 본격화로 신재생에너지가 뜨겠지만 풍력발전 날개나 태양광 패널 등이 환경에 골칫거리가 되는 문제도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는 친환경 재활용 기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성규 교수 연구팀이 수소압력용기 개발에 관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의 높은 기술력은 수십 년간 유럽 등 해외 유수 기업들의 연구비를 받아가며 공동 연구개발(R&D)을 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에게 R&D를 의뢰하는 곳은 프랑스의 아케마(소재)와 테크닙(해저 오일 가스관), 브라질의 엠브리어(항공기), 싱가포르 DSO(항공기 연구소) 등이다.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소재 그룹인 JEC컴포지트에서 지난 2016년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하 교수는 “복합재료나 카본섬유 등 여러 제품을 30여 년간 외국 기업들과 같이 연구하며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다”며 “수소 탱크 등 부품 가격을 낮춰야 수소차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기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우리나라는 수소차의 퓨얼셀 연료전지 등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으나 수소차 원가에서 10%가량을 차지하는 수소 탱크는 일본·미국·유럽에 뒤처진 실정이다. 일본 도요타는 10여 년 전부터 수소 탱크를 상업화하며 특허도 대거 취득한 데 비해 현대차는 관련 특허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는 “우리나라는 수소 탱크를 현재 상업화한 일진복합소재 외에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며 “저희 팀은 원천 기술을 업데이트해 신기술에 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고 자신했다. 특히 앞으로는 수소 탱크가 수소차뿐 아니라 드론·선박·트럭 쪽에 더 많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돼 그의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 교수는 애초부터 외국 기업과의 공동 R&D에 초점을 맞추며 그들의 고민과 글로벌 시장 흐름을 파악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며 새로운 방향과 솔루션을 제시해왔다. 그는 “정부 R&D 과제를 하려면 연구 시간에서 제안서 쓰기, 프로젝트 ‘모니터링’, 연구비 정산 과정에 20~30%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이후 논문을 쓰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든다”며 “저는 그 시간에 까다롭기는 해도 외국 기업과 교류하며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R&D로 소화시킨다”고 했다.

그는 “올해 중반쯤 수소차 충돌 실험이나 고압 폭파 실험, 화염 테스트를 통해 대중에게 수소 탱크의 안전성을 입증할 것”이라며 “이후 국내외 인증을 받아 내년부터 수소 탱크 상업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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