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는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가 5일(현지 시간) 마무리되자 시장은 조심스레 ‘블루웨이브’를 예상하면서도 증시에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6일 오전 1시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01%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3월 19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선 것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즉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 가격이 내려가면 국채 금리는 오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이 같은 흐름은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쉽게 펼 수 있어 국채 공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금리가 더 뛸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미국 투자은행 TD시큐리티스의 프리야 미스라 금리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민주당이 승리하면 채권 금리가 1%대를 꽤 오래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의 종료와 함께 미국의 정치 일정이 일단락되면서 당분간 증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5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6.04% 빠진 25.34로 마감했다. 결선 투표일이 다가오며 다소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개표가 임박해서는 숨 고르기에 들어선 것이다.
VIX는 향후 30일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로 VIX 하락은 곧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다는 의미다. 이는 블루웨이브에도 민주당이 법인세 인상과 정보기술(IT) 기업 규제안을 쉽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앞서 5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제조업활동지수가 60.7로 2018년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한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패트릭 스펜서 분석가는 “시장은 ‘현상유지(status quo)’를 좋아하는데 우리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며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기업 규제 등) 많은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양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돼도 민주당 온건파들이 규제안 통과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레고리 퍼든 아버스넛래텀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역시 같은 이유로 “결국 정부의 정책이 교착 상태에 빠져 손이 묶이게 되는 현상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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