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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붙는 반도체 대전, 한국 안심할 때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과감한 투자 계획은 섬뜩함마저 느끼게 한다. TSMC는 올해 최대 280억 달러(약 31조 원)를 설비 투자에 쏟아부을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집행 규모인 172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 등 한국 기업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야심이 묻어난다.

비메모리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엔지니어인 팻 갤싱어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미세 공정 지연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파트너들의 줄 이탈로 흔들리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개발을 앞당기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또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 인수를 선언하는 등 인수합병(M&A)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도 칭화유니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지만 정부 차원의 공격적 지원 행보가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의 격랑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분전하고 있지만 힘겨워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에 지난해의 2배인 12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TSMC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칫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등의 선고를 받게 될 경우 오너의 결단을 통한 과감한 투자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경제 단체들이 잇따라 이 부회장의 선처를 요청하고 나선 데는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담겨 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기업이 강점을 지닌 메모리만으로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사업 영역이 훨씬 넓은 비메모리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절실하고 이를 위한 민관 합동의 종합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반도체 글로벌 대전(大戰)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정부가 조금이라도 도와줄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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