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육시설의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산시성의 유치원을 다니는 3살짜리 유아 몸에서 바늘 자국이 29개나 발견돼 큰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전날 산시성 시안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바늘 자국 사건'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유아의 어머니는 유치원 수업이 끝난 뒤 아이를 집에 데려왔는데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옷을 벗겨봤더니 몸에서 많은 바늘 자국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너무 놀란 어머니는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오늘 선생님이 주사를 놨다"고만 말해 개의치 않고 넘어갔다. 이후 아이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병원에 데려가 검사해보니 허벅지, 허리, 무릎 등에서 무려 29개의 바늘 자국이 발견됐다. 격분한 어머니는 문제의 유치원 교사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유치원 측은 이번 사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뒤로 진전이 없어 결국 아이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보육 시설의 유아 학대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유아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보육 교사가 때릴 경우 신고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주삿바늘 같은 걸로 찔러 유아에게 고통을 주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베이징 홍황란유치원의 교사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원생 4명에게 주삿바늘로 찔렀다가 검거돼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유치원 교사 자격도 5년 정지됐다. 이 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에게 주삿바늘로 찌르고 환각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을 먹이는 등 아동 학대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시 베이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유치원은 지난 2017년 4월에도 같은 체인의 또 다른 유치원에서 교사가 원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에서 교사의 학생 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런 행위를 저지른 교사는 평생 교직에 종사할 수 없도록 관련 준칙을 발표한 바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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