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겔 타입의 손 세정제 대부분이 소독·살균 효과가 있는 손 소독제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세정제는 화장품으로 분류돼 에탄올 함량 준수 기준이 없어 살균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손 소독제 15개와 겔 타입의 손 세정제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에탄올 함량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15개 손 소독제는 에탄올 함량이 최소 59.1%에서 최대 75.4%로 모두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에 적합했다. 시신경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은 검출되지 않았다. 손 소독제는 약사법에 따라 살균·소독을 목적으로 인체에 사용하는 의약외품으로 법에서 규정한 제조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반면 손 세정제는 화장품법에 따라 얼굴과 몸의 이물질을 씻어주고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체 세정용 화장품'이다. 때문에 손 소독제와 같은 제조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주로 물 비누, 고체형 비누가 있고 최근 많아진 겔 타입의 세정제는 손 소독제와 용기가 유사하다. 화장품법과 약사법은 의약품·의약외품이 아닌 제품에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표시를 하거나 그 내용을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조사한 겔 타입의 손 세정제 10개 모두 전 제품이 '살균, 향균, 살균력 99%, 약국용, 손 소독제' 등 소비자가 의약품·의약외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 및 광고를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10개 손 세정제 중 2개 제품의 에탄올 함량은 제품에 표시된 것보다 각각 30.5%, 64.8%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손 소독제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용기 표면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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