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억 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세계 인구가 80억 명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80명에 1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중국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지 1년여 만이다.
24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9,900만 명을 넘어 현 증가 추세라면 이번 주 초 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사망자도 213만 명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2,500만여 명으로 가장 많다. 인도는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브라질은 900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WHO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주 400만∼50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말 연휴 여파로 환자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에 급속히 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11일 처음 확인된 지 한 달여 만에 전 세계 국가 수의 30% 정도인 최소 60개국으로 확산했으며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도 23개 국가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가 그 어느 나라보다 월등히 많아 지난 19일 40만 명을 넘었다. 이 같은 누적 사망자는 제1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미국인을 전부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라고 CNN은 분석했다. 이후 그 수는 42만 명 이상으로 늘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미국인 수(40만 5,399명)를 넘어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6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무관중으로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도쿄 올림픽을 관중 없이 개최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약 2조 4,133억 엔(약 26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취소하는 경우 경제적 손실은 4조 5,151억 엔이었다. 누적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홍콩에서는 도심 지역인 카오룽 야우침몽구 내 약 200개 건물이 봉쇄됐다. 홍콩 정부는 이들 건물에 있는 수만 명을 대상으로 의무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연합(EU)에 백신 초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EU 관계자를 인용해 1분기 공급량이 예상보다 60% 정도 줄어든 3,100만 회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3월까지 유럽 27개국에 8,0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확대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량을 5회에서 최대 6회로 늘렸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