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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싸우면 다행이야' 예능 아닌듯한 예능의 '현실적 재미' [SE★초점]





파일럿으로 시작해 이제는 월요일을 책임지는 MBC 예능으로 자리잡은 ‘안 싸우면 다행이야’가 게스트의 신선한 조합과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는 절친 두 남자가 홀로 사는 자연인을 찾아가 야생에서의 자급자족 라이프를 함께하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 서로 친해지길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 ‘이미 친한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찐친 케미’가 돋보인다. 친구들끼리의 속마음 토크, 관계성이 ‘날 것의 느낌’ 그대로 드러난다.

특수한 환경은 그 느낌을 한층 실감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산과 바다에서 자급자족 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연예인과 유명인이 쩔쩔매는 모습은 낯선 재미를 준다.

출연자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 주 방송된 40년 지기 친구 박중훈과 허재는 의외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둘 다 강한 성격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끊임없이 티격태격하지만, 이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야외에서 불을 지피고 밥을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두 사람의 모습은 이들 사이에 시청자가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박중훈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혼자인 나를 도와줘서 그때 참 고마웠다”며 담담하게 고마움을 전했다. 쑥스러운 듯 “밑천이 드러난 사이가 좋은 거야”라며 허재 다운 애정표현은 이들의 함께한 수십 년의 시간을 한 컷에 보여주기 충분했다.



파일럿 방송을 정규 방송으로 이끈 일등공신 이영표와 안정환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축구선수였다는 공통점 외에는 비슷한 면을 찾기 힘든 둘이지만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친구 같고 형제 같은 환장의 호흡을 보여줬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하는 솔직한 매력의 안정환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범생 이미지의 이영표는 누가 봐도 상극이었으나, 성향이 완전히 다르기에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과 앙숙 케미가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안정환은 1살 동생인 후배 이영표에게 지시하고, 그를 구박한다. 대놓고 “진짜 노잼”이라며 핀잔을 주지만 이를 다 이해한다는 듯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이영표의 모습은 의외의 재미를 준다. 안정환의 짓궂음이 악의가 아닌 친분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시청자 모두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노잼에 진지한 인상의 이영표가 ‘유잼’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정글 대신 국내편을 방송하는 SBS ‘정글의 법칙’과도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이들은 상당히 다르다. ‘정글의 법칙’이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기’에 집중했다면 ‘안 싸우면 다행이야’는 친구들끼리의 ‘추억’을 쌓는데 초점을 맞춘다. 야생이라는 공간은 출연진들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지를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드러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코너 속 코너인 ‘빽토커’들의 활약도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빽토커로 출연한 게스트는 오래된 친구이자 함께 옆에서 지켜본 이들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MC들과 영상을 보면서 진짜 친구의 시각으로 “원래 저런 사람이다, 성격이 강해서 걱정 된다”는 등의 솔직한 말은 출연자들의 우정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25일 방송을 앞둔 ‘안 싸우면 다행이야’는 지금껏 당당했던 안정환이 그보다 훨씬 더 센 선배 황선홍과 만나 진땀 흘리는 모습이 예고됐다. 갑에서 을의 입장이 된 안정환이 방송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당하고만 있을 그가 아니지만, 후배와 선배를 대하는 차이가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아현기자 wjddkgus03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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