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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2년 우주, 그곳에도 필수노동자·대안가족이 있다 [영화 승리호]

한국 우주 SF 영화의 탄생…새 도전

5일 넷플릭스 공개 후 28개국서 1위

조성희 감독 “모두 스태프 노력 덕분”

신파 지적엔 “가족 이야기 필요했다”

“승리는 ‘제거''척결' 아닌 ‘통합’ 의미”

영화 승리호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2092년 우주. 중고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낡은 우주선 한 대가 무한 공간을 날아 다닌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선이다. 내부 탑승자들 역시 꼬질꼬질하다. ‘한때’ 잘 나갔는지는 몰라도 현재 행색만 보면 정처 없는 떠돌이 같다. 아니, 그들은 진짜 떠돌이다. 환경 오염으로 망해가는 지구에도, 화성에 건설한 식민지 UTS에도 갈 수 없는 우주 난민이다. 이들은 함께 다니면서 우주 쓰레기를 줍는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누군 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기에 청소 일은 ‘돈’이 된다. 그런데 함께 다니는 이유가 돈이 전부는 아니다. 좁은 우주선 안에서 늘 티격태격하지만 의기투합해야 하는 순간에는 벼락 같은 속도로 하나가 된다. 중력 극복에 성공했고, 자의식을 가진 로봇도 개발됐지만 여전히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경계선이 명확한 21세기.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 속의 아직은 인간적인 미래 세계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동시 공개된 뒤 한국을 비롯해 28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휩쓴 ‘승리호’의 조성희 감독을 8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지난해 극장 상영을 추진하다 코로나 19 여파로 넷플릭스로 우회한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전세계 반응에 조 감독은 얼떨떨한 상태였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시나리오 ‘승리호’의 영화화, 아직도 실감 안나




조 감독은 “승리호는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영화 아카데미 시절,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난 후 처음으로 썼던 장편 시나리오”라며 “그런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고 관객들에게 선보였다는 자체가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지금도 꿈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태프 모두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며 “미술, CG, 음악팀 등 어느 한 부분도 빠짐 없이 너무나 많은 열정을 불태워줬고, 관객들도 그런 점을 영화를 보며 느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작비 240억 원. 유려한 첨단 우주선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SF 장르 영화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CG 비용은 할리우드 영화 대비 대략 10분의 1 정도로 파악된다.



조 감독은 “일단 프로덕션 단계부터 효율적인 작전에 중점을 뒀다”며 “괜히 상상력만 마음껏 발휘해서 할 수 없는 것을 하려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 가능한 것, 효율적이면서 효과가 큰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승리호 제작진은 세 가지를 최우선에 두게 됐다고 조 감독은 전했다. 첫째는 배우들이 실제 연기한 화면과 완전 CG 화면의 자연스러운 연결, 둘째는 자연스러운 우주 비행, 마지막은 거칠고 박력이 느껴지는 우주 추격전의 속도감이다.

영화 승리호의 조성희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신파적이란 지적에…갈 곳 없는 사람들 이야기 하고 싶었다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한국 최초의 우주 SF 장르라는 점은 신선하지만 스토리가 다소 신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데 대해서는 “관객의 지적을 수용한다”면서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조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갈 곳 없이 버려지고 낙오한 사람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런 사람들, 지구와 식민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 노동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 가족, 화합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우주 청소선의 이름이 승리호인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적을 깨부수거나, 나와 생각이나 위치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척결한다는 뜻의 승리가 아닙니다. 통합해서 함께 살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짜 승리인 거죠.”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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