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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 지뢰밭 피해 ‘해외로 떠나고 싶다’는 기업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들의 기업인 인식 조사에서 5곳 중 1곳(21.8%)이 사업장 해외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것은 온갖 규제에 지친 우리 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내 고용 축소(37.3%)와 국내 투자 축소(27.2%)를 더하면 조사 대상 230곳의 86.3%가 규제의 칼날로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규제 지뢰밭으로 위협을 느끼는 기업인들의 심정은 생산 현장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본국으로 돌아오는 U턴 기업이 매년 수백 곳인데 우리는 20여 곳에 불과하다. 기업 규제 3법도 모자라 징벌 3법까지 입법화하면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처럼 벌벌 떠는 것이 기업인들의 현실이다. 이번 조사에서 규제에 불만인 이유로 ‘경쟁력 약화(59.4%)’ 다음으로 ‘기업을 범죄 집단으로 보는 반기업 정서 조장(31.9%)’을 꼽은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오죽하면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정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친노조 정책에 무력감을 호소하며 그만두겠다고 하겠는가. 외국은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을 쏟아내고 자국 기업을 지키려 경영권 보호 장치를 줄줄이 구축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마이동풍이니 더 이상 자신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진보 성향의 노동당 소속임에도 재정 건전성 회복과 복지 개혁, 법인세 인하 등으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유럽 평균(2.2%)을 넘는 연평균 2.8%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2만 6,000달러에서 4만 6,000달러로 늘며 1위가 됐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강력한 노동 개혁으로 병든 나라를 구했다. 국부(國富)를 최우선에 두고 몸을 던진 지도자들이 나라와 기업을 살려낸 것이다. 우리 정치권은 기업 가치 50조 원이 넘는 쿠팡이 한국을 등지고 미국을 상장 장소로 택하는데도 반성은커녕 현금 살포에 여념이 없으니 이러고도 국가의 지속 가능함을 장담할 수 있을까.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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