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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적자 늪인데…정유사, 바이오디젤에 또 한숨

■심층분석

하반기부터 의무 혼합 비율 상향…2030년엔 5%로 높아져

"원가 부담 느는데 경유값 인상 쉽지않아…시행시기 조정을"

/이미지투데이




정부가 하반기부터 경유의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 비율을 상향 조정키로 하면서 정유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디젤은 경유보다 가격이 2배 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혼합 비율 상향은 경유 값 상승 요인이 된다. 하지만 정유업계에서는 “친환경 자동차 확산으로 안 그래도 경유 수요가 위축되는 마당에 원가 상승을 마냥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바이오디젤 원재료 추가 조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초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현행 3%인 경유의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 비율을 오는 7월 3.5%로 상향 조정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5%로 올리도록 하고 있다. 혼합 비율을 5%까지 올려도 자동차 성능에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시장 규모를 키워 국민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행 3% 비율일 때 바이오디젤 혼합 총량은 연간 7억5,000만 리터로 추산된다. 3.5%로 비율이 올라가면 혼합량은 8억7,500만 리터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12억5,000만 리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애경유화·GS바이오 등 7곳이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에 따르면 이들은 연간 7억 리터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약 13억2,500만 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혼합 비율이 올라가도 생산 자체에는 무리가 없다.



문제는 원재료 수급이다. 바이오디젤 주 원재료인 팜 부산물은 연간 33만톤 이상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또 다른 원재료인 폐식용유는 국내 치킨집 등에서 연간 16만1,000톤씩 조달하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5,400톤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팜 오일은 10만톤 가까이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도 국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실상 전량을 수입을 늘려 조달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남 좋은 일만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경유 가격보다 일반적으로 2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경유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유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수요 위축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을 늘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업계는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 비율 상향으로 국민 부담이 2030년까지 2,5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5조원 넘게 영업손실을 냈을 정도로 업황이 안 좋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봤다”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행 시기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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