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롤 모델이자 영원한 동지'라는 표현으로 '2차 가해' 논란의 중심에 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와 관련,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우 의원의 발언을 '2차 가해'로 본 것을 두고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우 후보는 사퇴하고 민주당은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 장관이 우 후보의 '박원순 찬양'에 대해 2차 가해라는 판단을 밝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조차 2차 가해를 확인했다. 이쯤 되면 스스로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이번 재보궐 선거의 발단을 제공하게 된 바로 그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사람이, 도대체 무슨 낯으로 서울시장 한 번 해보겠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민주당도 어제 정 장관의 발언을 똑똑히 들었을 것이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당헌당규대로 하시라"고도 적었다.
나 후보는 또한 "공당으로서 소속 전임시장의 성 비위에 무한 책임을 지지는 못할 망정, 억지로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후보까지 낸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공천을 철회하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나 후보는 "박영선 예비후보도 피할 수 없다"면서 "'박 시장님과 함께했던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믿지 않는다. 허무하다'던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켜보는 피해자의 마음은 어떻겠나. 지금 민주당과 후보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계속되는 2차 가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 후보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책을 펼쳐가겠다'는 글을 언급하면서 정 장관에 "(해당 글이)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누가 되든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우 후보의 글에 대한 고통을 호소한 피해자의 메시지를 읽으며 ‘2차 가해가 맞다고 보나’라고 재차 묻자, 정 장관은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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