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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남의 나라를 왜 걱정하느냐는 질문

김연하 국제부 기자





“지금 우리가 미국 경제를 걱정할 때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 위기 우려를 다뤘던 기사에 달렸던 댓글이다. 이는 지난해 봄부터 1년간 국제부에서 근무하며 가장 많이 접한 댓글이기도 하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을 전하는 기사에는 “우리가 일본에 대한 걸 왜 알아야 하느냐”라는 내용이, 중국의 가정 폭력을 다룬 기사에는 “우리나라 돌아가는 꼴이나 제대로 봐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생각의 기반에는 한국도 먹고살기 힘든데 왜 남의 나라의 소식까지 알아야 하는지, 왜 가보지도 못한 먼 타국의 걱정까지 해줘야 하는지가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세계 경제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뻔한 답변을 차치한다면 해외 뉴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해외 뉴스를 통해 한국에서 나타날 문제를 선인지할 수 있다. 현재 일부 의료 종사자들의 접종 거부로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향한 높은 불신과 접종 거부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최근 문제가 된 미국 텍사스의 전기 공급 중단과 수천만 원의 전기 요금 청구 사태는 민영화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저서 ‘뉴스의 시대’에서 “다른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척도를 제공한다”며 “그런 뉴스들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문제의식은 그저 불평이나 비난의 문제로만 취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뉴스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느 국가에서는 당연하지 않으며, 어쩔 수 없다고 포기했던 문제가 어느 국가에서는 이미 해결됐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추진하려는 정책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도 예상해볼 수 있다.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해 평가하고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나와는 관련 없는 타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공연을 보며 매일 웃고 우는 것은 그것이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공감 때문일 것이다. 해외 뉴스도 그저 ‘타국’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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