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미중 부품자원 전쟁…전략 없으면 ‘샌드위치’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의 글로벌 경제 전쟁에 불이 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반도체·배터리·희토류·의약품 등 4대 핵심 부품·자원의 공급망을 새로 짜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동맹’을 강조해 우방의 손을 빌려서라도 중국의 패권 확장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국의 기술 전쟁은 외견상 한국에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중국과 경쟁하는 첨단 부품에서 미국이 공급망을 돌린다면 한국이 혜택을 볼 수 있고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를 제어해 우리 기업이 숨 쉴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흐름에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급망 해결로는 부족하다”며 “1960년대처럼 연구 개발에 집중해 제조업 기반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성장을 막는 차원을 넘어 미국 제조업의 부활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배터리 산업의 경우 현재 미국은 전기차 제작에 치중하고 있지만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과점을 깬 뒤 차량용 배터리 생산 거점과 기술 주도권을 미국으로 돌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도 인텔 등 미국이 우위인 비메모리까지 한국 등의 위협을 받는 실정에서 동맹이라고 두고 볼 리 없다. 타깃은 중국이지만 화살이 곧 한국을 향할 것이 뻔하다. 특히 전쟁이 거칠어져 반도체 등의 핵심 재료인 희토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우리 주력 기업들은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미중 갈등이 기술을 넘어 통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냉정하면서도 정밀한 경제 외교를 펴기 위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는 방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미중 간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책 헛발질을 계속한다면 ‘사드 사태’와 ‘일본발 소재 수출 규제 파동’ 이 재연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