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중은행이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과 달리 채용 기회를 대폭 늘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인터넷전문은행. 경력직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 1·2차 면접을 진행하거나 ‘광탈’ 후 다시 재지원이 가능한 점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 보기 어려운 채용 절차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도전·혁신을 장려하는 회사의 분위기를 고려해 지원서에도 구체적인 도전 사례를 내세우면 좋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최근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4일까지 고객플랫폼 개발, 서비스 개발, 금융 IT(코어뱅킹, 금융정보), iOS 개발 등 10개 분야에서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두자릿수다.
토스는 토스뱅크를 비롯해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 전 계열사에서 서버 개발, 경영지원, 그래픽디자인, 사업개발 등의 경력을 가진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일찍이 토스는 1분기에 총 3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200여명을 이미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 대부분이 아직 상반기 채용 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채용 절차도 다른 금융사들과 차별화됐다. 카카오뱅크는 경력직을 대상으로 1·2차 면접을 하루에 다 진행한다. 지원자의 대부분이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인인 점을 고려해 면접마다 휴가를 내지 않도록 지원자를 배려한 것이다.
토스는 이번 채용에 한해 재지원 제한 기간을 없앴다. 최근 6개월 내 토스 계열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져도 같은 직무나 다른 계열사에 응시할 수 있다. 재지원 제한 기간에 걸려 인재를 놓치는 일은 피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토스의 인사 담당자는 “탈락 후 짧은 기간이라도 그 사이 지원자가 더 성장할 수 있다”면서 “탈락한 지원자의 비전·업무 능력이 다른 계열사에 적합한 인재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더 많은 인재가 토스에 지원하도록 제한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지원자의 커리어, 비전을 상세하게 담은 자기소개서·경력기술서를 기재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은행에 맞서 금융 분야에서 각종 도전을 이어온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카카오뱅크의 인사 담당자는 “학력이나 배경보다 직무 경험 및 역량, 문화 적합성에 더욱 초점을 둔다”며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 직무 관련 역량, 경력과 경험,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무진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토스의 담당자 또한 “경력기술서에 자신의 커리어를 잘 드러내야 한다”며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해 몰입하고 성취한 경험을 공유하면 좋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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