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을 잡아냈지만, 진짜 미스터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 극본 김수진)이 19일 방송되는 9회부터 본격적인 2막에 돌입한다. 초반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마가 결국 강진묵(이규회)이었고, 그의 덫을 피해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내며 이동식(신하균)과 한주원(여진구)은 20년을 기다려온 진실에 다가서는 듯 했다. 그러나 ‘동식아, 유연이는 나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진묵의 죽음은 이들의 추적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세우고 말았다.
강진묵의 죽음은 지금껏 서로를 경계하던 이동식과 한주원의 관계를 ‘공조’ 형태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강진묵이 딸 강민정(강민아)의 손가락을 잘라둔 것을 발견하고 그가 20여년간 만양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했음에도 이동식이 ‘결정적 증거’를 찾기 위해 덫을 놓는 것을 보며 한주원은 공감했다. 자신도 이금화(차청화)를 미끼로 이용했던 선택에 대한 후회로 괴로워하고 있는 만큼 그 속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동식은 동생 유연의 시신을 찾으면 한주원이 자신의 손에 수갑을 채우라며 자신의 계획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고, 서로를 견제하던 이들은 비로소 한 팀으로 손을 잡았다. 연쇄살인으로 끝나지 않는,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사건과 인간들을 쫓기 시작했다.
강진묵이 수감된 유치장에 어떻게 낚싯줄이 반입됐는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맞는지부터 밝혀내야 한다. “유연이는 내가 안 그랬다”는 의미심장한 말 역시 강진묵 외에도 괴물이 숨어있음을 암시한다. 모두가 자신의 속을 드러내지 않는 안개 낀 만양에서 이동식과 한주원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이야기는 20년 전 사건으로 돌아간다. 이유연의 실종 이후 정신병원에 갇혔던 박정제(최대훈), 사건 당시 이동식을 용의자로 지목했던 현 지구대장 남상배(천호진), 그리고 사건을 종결시켰던 한기환(최진호), 시의원 도해원(길해연), 건설사 대표 이창진(허성태) 3인방까지. 절반이 넘어선 현재까지도 이들의 얼굴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 사과 껍질 까듯 벗겨내면 완전히 다른 얼굴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난 가능성이 높다.
심나연 감독은 “2막이 시작되는 9회부터는 인물 간의 비밀이 밝혀지고, 누가 무엇을 얼마나 숨겼는가에 대한 감정들이 풀어진다. 이를 내밀하게 그려낼 배우들의 연기를 기대해 달라”며 “이 과정에서 이동식과 한주원의 달라진 관계, 상대방을 향한 감정 변화 역시 관전 포인트다. 새로운 빌런의 등장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중간부터 보기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 미스터리극 특성상 첫 방송부터 차근차근 정리하며 봐야 가지처럼 뻗어있는 플롯을 이해할 수 있다. ‘비밀의 숲’처럼 이야기를 쫓아가는 재미와 충격적 결말, 다시 보면 또다른 인상적인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괴물’ 9회는 오는 19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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