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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에 나쁜 날이었다" 말한 美 경찰, 페이스북서 인종차별 게시물 발견

미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AP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 애틀랜타 총격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나쁜 날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낳은 경찰이 과거 페이스북에 인종차별적인 포스팅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NBV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은 이날 가진 브리핑에서 용의자에 대해 설명하며 "그는 매우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었다"며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a really bad day)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일각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의 용의자를 묘사하며 '나쁜 날'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범인에게 온정적이거나 범행을 두둔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왔다.

문제는 이어졌다. 베이커가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차이나(CHY-NA)로부터 수입된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서다. 그는 이 이미지와 함께 "마지막으로 주문해라"는 글도 함께 적었다. WP는 이는 '쿵 플루'나 '중국 바이러스'라는 모욕적인 용어를 사용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의 말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AP통신은 베이커로부터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베이커의 이 같은 발언과 포스팅은 법 집행에 있어 인종차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비록 당국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지만, 많은 이들은 이번 사건이 인종·성별과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커가 범행 동기를 '성중독'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도 논란이 나오는 상황이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모드 나쁜 날을 경험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아시아인의 사업장에 가서 아시아 직원들에 총을 써지는 않는다"고 비꼬았다. TV 드라마 스타트렉 시리즈에 출연한 일본계 미국 원로배우 조지 타케이는 "증오범죄라고 불러야 한다"며 "용의자를 정신병을 앓는 살인자라고 생각하게끔 한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제이 베이커가 나쁜 날을 보낼 것 같다"고 적기도 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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