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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조선구마사' 역사왜곡 악귀부터 구마하라, 괴력난신은 내부에 있다





첫 방송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다. 드라마 시청자게시판에는 방송 12시간 만에 770여개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같이 당장 방송을 중지시키거나 조기종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tvN ‘철인왕후’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의 신작 SBS ‘조선구마사’가 이번에는 첫 방송부터 대놓고 실존인물에 대한 명예훼손, 조선 기생집에 중국식 요리들을 배치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22일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시작부터 태종(감우성)이 생시(좀비)들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아버지 이성계의 환상을 보고 백성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생시들을 물리친 태종 앞에 이성계가 나타나 손을 치켜들고 "방원아, 니 동생 방석이의 피다"라고 도발하자, 악귀의 짓임을 알면서도 아바마마를 능멸했다며 이를 칼로 베었다. 왕이 생시로부터 자신들을 구해줬다며 나온 백성들이 모두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했다.



실존인물의 행적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덧붙이는 판타지 사극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고증과 왜곡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영화 ‘나랏말싸미’의 경우 세종대왕과 신미대사의 관계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명불허전’과 같이 행적이 세세하게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았다.

박 작가는 전작 ‘철인왕후’에서 실존인물의 이름과 지위만 가져온 채, 이들의 실제 삶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채워 눈총을 샀다. 순종과 철인왕후, 순원왕후, 신정왕후에 대한 이야기 모두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조선왕조실록 다 찌라시네, 언제까지 종묘재래악을 추게 할거야” 등의 대사도 문제였다.

한발 나아가 이 방송에서는 태종의 요청을 받고 구마의식을 하기 위해 한양으로 오고 있는 신부 요한(달시 파켓)과 마르코(서동원)이 기생집에서 월병, 피단 등과 중국식 술을 대접받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들 일행이 중국에서 조선으로 오는 중’이라며 억지로 넘기는 소수 의견도 있으나 ‘그럼 조선 왕자가 중국에 넘어가 손님을 맞나’ 하는 반박이 따른다. 일반적인 사례는 분명 아니다.

방송사 시청자게시판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이들 사례를 놓고 ‘도를 넘었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동북공정 드라마라며 ‘중국구마사’ ‘조선족구마사’ 등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김치공정, 한복공정 등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예민한 가운데 ‘철인왕후’ 종영 한달만에 또 이런 문제를 일으킨 박 작가와 이를 내보낸 SBS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박 작가가 왜 같은 논란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 지난 지금까지도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투명인간 최장수’나 시청률 15%를 넘기며 화제였던 ‘닥터 프리즈너’ 등의 작품을 꾸준히 집필해온 만큼 최근 행보는 분명 의외다. 일부 네티즌은 박 작가가 지난 15일 중국 콘텐츠 제작사인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이하 쟈핑픽처스)와 집필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배경에 중국 자본이 있는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조선구마사' 측은 중국풍 소품과 음식 관련 논란에 대해 ‘의주 근방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충녕대군이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며 “명나라를 통해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소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조선구마사' 입장문 전문.

중국풍 소품과 음식 관련해 제작진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하였고, 자막 처리 하였습니다.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는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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