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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 방역도 경제도 모범국이 아니다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예방 접종 빠른 G20 올 6.2%성장

'K방역 신화' 한국은 3.3% 예상

백신 확보 총력·규제법 유예해야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수석




지난주 기획재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연례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월에도 협의 내용을 자료로 만들어서 뿌렸는데 대다수 국가가 큰 폭으로 역성장한 지난해 한국이 -1% 성장을 이룬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했다. 이번에는 IMF가 2021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면서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가장 강하고 빨리 회복’하는 선도 그룹 국가 중 하나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정부가 늘 주장해온 경제의 모범 국가라는 말이다. 그런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은 물론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9일 발표한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보면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한 5개국만 한국보다 낮고 나머지 15개 국가 및 그룹은 모두 높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를 합쳐보면 우리가 좋다고 강변하지만 G20 전체로 지난해 -3.2%에서 올해 6.2%로 반등해, 지난해 -1.0%에서 올해 3.3%가 되는 한국보다 회복이 빠르다. 오는 2022년까지 연장해서 보면 우리는 평균 수준에도 미달한다.

올해 세계경제가 회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신 보급이다. 미국·영국 등 백신 접종이 빠른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은 지난해 광범위한 검사와 추적 시스템을 통해 미국·유럽 등에 비해 코로나19 발생을 줄인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의 방역 초점인 백신 상황은 딴판이다.

지난 29일 기준 인구 100명당 접종 횟수를 기준으로 한 통계는 이스라엘 115회, 영국 50회, 미국 43회, 터키·프랑스·이탈리아 등은 15회 이상인데 한국은 1.6회에 불과하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이 되는 4월 말까지 2억 회를 맞힐 계획이다. 한국 계획은 3분기까지 인구의 70%가 접종하고 두 달 후인 11월 말에 가서야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니 보통 늦는 게 아니다. OECD 자료에 따른 인구 대비 백신 확보 비율도 캐나다 4.5, 영국·호주·미국·유럽연합(EU)은 2.0 이상인데 한국은 1.3에 그친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 신화를 되뇌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OECD도 백신이 방역과 경제 회복의 핵심이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총력을 동원해 백신을 더 많이 더 빨리 확보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 피해 지원 대책으로 15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풀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국무총리와 국회가 백신 추가 확보에 필요한 돈은 추경이든 뭐든 반드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질병관리본부가 적극적으로 뛰게 해야 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외교 채널 등을 활용해 보완해야 한다. 늦었다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될 백신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경제에서도 모범 국가라는 자기 최면에서 깨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청년층 잠재 실업률이 26.8%로 올라갔고 소득과 사회 양극화 현상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세계 각국이 감염병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기업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동안 우리 정부와 국회는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으로 기업 부담을 늘렸으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했다. 기막힌 일이다. 최소한 바이러스가 극복될 때까지 법률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IMF와 OECD 모두 코로나19를 넘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 대책으로 구조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고 원격의료와 같은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막고 있는 제한을 풀어야 한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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