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럭비 해설자가 아시아계의 영어 발음을 조롱했다가 비판받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와 AP통신에 따르면 스카이스포츠의 럭비 해설가 조 휠러는 2일(현지시간) 크루세이더스와 경기에서 승리한 하이랜더스 소속 선수 미첼 헌트와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휠러는 이 인터뷰에서 하이랜더스로 이적한 후 첫 경기를 소화한 히메노 가즈키 선수를 언급하면서 "정말 인상적이었다"(leally impressive)고 말했다.
'really'(정말로) 대신 'leally'라고 의도적으로 말해 아시아인이 알파벳 'R'과 'L' 발음을 명확히 구분해 발음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비꼰 것이다.
즉시 소셜미디어(SNS)는 휠러를 비판하는 여론으로 들끓었다.
트위터 사용자 트리나 가넷은 "최근 아시아인이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역겹다"고 지적했으며, 다른 트위터 사용자 제이미 피트-맥카이는 "그(휠러)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정말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휠러는 트위터에 "오늘 코가 막혔다. 히메노 가즈키와 말을 나눴으며 그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스카이스포츠도 이날 성명을 통해 "휠러는 히메노와 구단에 사과했다"면서 "그는 (아시아인 발음을 조롱한 것이) 방송에서 기대되는 규범에 맞지 않음을 전적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히메노는 트위터에 휠러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오늘 거둔 대승을 즐기고 축하하자"라고 답해 '발음 조롱 사건'이 일단락됐다.
휠러는 해설자로 데뷔하기 전에는 럭비 선수로 활동했으며, 일본 럭비 리그에서도 산토리 선골리앗 소속으로 뛴 적 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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